[카라이프]둘째 형처럼 '친절한 벤츠C'

'형'만큼 넉넉하고 '아우'만큼 만만한 매력벤츠 C클래스 인기의 비밀실내공간은 늘리고 무게는 더 줄어들어디젤형 연비 ℓ당 17.4㎞ 10%이상 상승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언제나 그랬듯 사람들을 놀랬고 다른 완성차메이커에게는 고민을 던졌다. 스스로 내세우진 않지만 남들이 먼저 이런 저런 신(新)기술을 알아봐주는 저력도 여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국내에 선보인 콤팩트세단 신형 C클래스 얘기다.널리 알려진 구문이지만 80년대 한국 수입차 시장이 개방됐을 때 벤츠는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린 외제차 브랜드 가운데 하나였으며, 이때 한국 소비자에게 소개된 차종이 C클래스의 원형인 190모델(코드네임 W201)이었다. C클래스라는 이름은 190모델이 나온 지 11년이 지난 1993년 2세대 모델에 이르러서야 쓰였다.이후 7년을 주기로 2~4세대 모델이 연이어 나왔고 이번에 출시된 게 5세대다. 통상 자동차업체가 세대변경이라며 내놓는 모델이라고 해도 전작과의 유사성을 많이 내포할 수밖에 없는 게 최근 완성차업계의 흐름이나, 벤츠는 보란듯 신형 C클래스를 내놨다.◆C, 혁신을 품다 = 먼저 눈에 띄는 건 한층 커진 외관. 대부분이 벤츠의 최고급세단 S클래스를 고스란히 줄여놓은 것 같다고 평가한다. 기존 C클래스에 비해 앞뒤바퀴간 거리를 80㎜ 늘리는 등 전체적으로 크기를 키워 실내공간을 한층 넓혔다. 겉보기에도 커진 데다 2.0~2.2ℓ엔진을 쓰는 까닭에 '콤팩트'라는 차급이 익숙지 않을 정도다. 무게는 되레 100㎏ 정도 줄었다. 기존 차대(섀시)에 비해 알루미늄을 더 많이 섞어 썼기 때문에 가능했다. 디젤모델의 국내 복합연비는 ℓ당 17.4㎞로 기존에 비해 10% 이상 좋아졌다.벤츠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운전석 앞쪽 유리창에 각종 정보를 비쳐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손가락을 접촉해 정보를 입력하는 터치패드가 적용됐다. 충돌 등 위험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순간 안전벨트와 앞쪽 시트 위치, 창문이나 선루프가 스스로 작동하는 프리세이프 기능은 탑승자 보호측면에서 여느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완성도를 보여준다.조수석쪽에 유아용 카시트를 설치했을 때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에어백이 자동으로 해제되고 카시트를 빼면 다시 작동케 하는 기능이 이번에 처음 적용됐다. 마찬가지로 새로 개발된 어질리티 컨트롤 서스펜션은 도로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해 거친 노면에서도 일정한 승차감을 유지하며 핸들링성능을 높여준다.

◆'형·동생' 모두 챙기는 C클래스 = 뭇 사람들이 벤츠라는 브랜드하면 가장 먼저 가장 상위등급인 S클래스나 한 단계 아래 E클래스를 많이 떠올리지만 판매량을 보면 C클래스도 만만치 않다. 뒤늦게 출시됐음에도 출시 당시 시대상과 맞물려 C클래스는 단번에 S·E와 함께 브랜드의 주축이 됐다. 출시 후 30여년간 전 세계에서 팔린 C클래스는 850여만대로 브랜드 내 베스트셀링모델이다.특히 S·E클래스가 기존에 벤츠를 구매했던 고객이 다시 찾는 경향이 강하다면 C클래스를 비롯한 중소형차급의 경우 다른 브랜드를 타던 고객이 넘어오는 경우가 많아 '효자' 모델로 꼽힌다.이번에 출시된 5세대 모델에 각종 신기술이 아낌없이 들어갔듯 선대 C클래스 역시 당시로서는 범상치 않은 기술로 눈길을 끌었다. 1세대 190모델은 디젤엔진을 케이스 안에 넣어 '속삭이는 디젤'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2세대 모델은 세계 최초로 승용차에 4밸브 디젤엔진을 장착했으며 과급공기냉각장치를 단 첫 터보디젤 승용차도 C클래스였다.

여전히 고급차 브랜드를 거론할 때 벤츠는 다른 독일 브랜드를 제치고 가장 앞에 놓이지만 얼마나 많이 파는지를 보면 한발 뒤처지는 게 사실. 벤츠는 판매량에서도 프리미엄 선두에 오르기 위해 다양한 차량을 개발해 내놓고 있으며 물량을 책임지는 건 C클래스를 비롯한 중소형차급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A·B클래스에 이어 소형 SUV GLA 등을 잇따라 출시하는 건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벤츠가 이번에 신형 C클래스를 내놓으면서 한결 고급스럽게 꾸미고 각종 신기술을 아낌없이 넣은 건, C클래스를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의 전 라인업을 한 단계 윗등급으로 리포지셔닝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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