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팬택 채권단이 이동통신3사의 팬택 채권 출자전환 결정 시한을 또 다시 연기했다. 그러나 이통사들이 사실상 참여 거부의 뜻을 전달한 상태에서 결정 시한만 반복적으로 연장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 채권단은 채무상환 유예 기한을 기존 14일에서 추가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통사 참여가 전제되지 않으면 팬택의 회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해서다. 앞서 채권단은 이통사들이 보유한 매출채권 18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팬택의 채무상환을 14일까지로 미룬 바 있다.이통사들은 이미 지난 8일 출자전환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채권단에 전달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거절의 뜻을 전했다. 당시 채권단은 공식적으로 채무상환 유예 기간을 14일로 연장하면서 "이통사들의 참여 없이는 워크아웃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뜻은 변함이 없다"며 "(14일이 지나도) 팬택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까지는 이통사의 답변을 기다릴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통사의 입장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상태에서 채권단의 결정시한 연장만으로는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은 실사 결과 팬택의 워크아웃에 따른 계속기업가치(3824억원)가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크다는 점 등을 이통사들에 전달한 상태지만, 양측의 입장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기한 연장은 어떤 압박이나 설득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팬택의 상거래채권 만기일이 25일 돌아오는 가운데 현금유입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여서 유예기한을 무한정 늘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앞서 채권단은 지난 4일 이통3사가 1800억원의 채권을 팬택에 출자전환한다는 전제로 팬택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택했다. 채권단이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원금상환 유예와 이자율 인하 등의 조치를 한다는 내용이다. 이통사에는 1800억원 출자전환 외에도 팬택 제품에 대한 최소 구입물량 보장 등도 요청했다.그러나 이통사들의 반응은 줄곧 부정적이었다. 이준우 팬택 대표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통사들이 걱정하는 추가지원 없이도 독자 생존할 수 있다"고 호소했지만 이후에도 이통사들의 움직임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채권단은 이통사들의 결정시한을 4일에서 8일로, 다시 14일로 연장한 후 또다시 추가 연장을 통해 결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통사들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이상 팬택의 워크아웃은 종료된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이통사들을 설득할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는 이상 기한 연장은 더이상 이통사들의 입장을 바꿔놓을 만한 압박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팬택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준다면 이통사들도 생각을 달리해볼 수 있을텐데 지금으로써는 그런 움직임 역시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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