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태풍은 지나간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태풍 너구리가 북상하면서 9일 전국이 태풍의 직간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시에는 하루 앞서 태풍이 불어닥쳤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얘기다. 이미 태풍의 강도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시장은 큰 출렁임 없이 쇼크를 이겨냈다. 전문가들은 이제 예고된 어닝쇼크보다는 수급과 환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 전일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강보합권에서 선방했다. 어닝쇼크가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무엇보다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만들어 준 것으로 판단된다. 주가의 패턴도 지난 1월과 비슷하다. 1월의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잠정실적 발표 전 25일 동안 13% 하락했다. 이번에도 잠정실적 발표 전 24일 동안 12% 빠졌다. 1월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이후 연간 영업이익은 6%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주가도 잠정실적 이후 이익 하향을 반영해 저점까지 5% 추가 하락했었다. 이번에도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쇼크로 3, 4분기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2014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3조8000억원으로 2분기 쇼크와 하반기 하향 조정을 반영하면 31조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12% 하락한 주가는 2분기 어닝쇼크를 이미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5% 내외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 예고된 어닝쇼크보다 앞으로의 변화를 봐야할 시점이다. 변화의 포인트는 환율이다. 어닝쇼크와 함께 원화 강세는 향후 이익전망을 더 어렵게 만드는 변수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7월 중 원·달러 환율의 연중 저점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진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달러당 1000원선을 위협할 수 있지만 1000원선 하회 이후에는 지금까지 원화 강세를 이끌었던 심리와 일시적인 수급보다는 경상수지 등 기초여건을 반영해 다시 달러당 1020원대로 복귀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전격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지만 환율 하락에 대한 중앙은행의 경계감이 표출된다면 환율 저점 인식이 강화될 수 있다. 원·달러 환율 저점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면 실적에 반영된 환율 관련 스트레스는 점차 해소돼 갈 것이다. 실적 쇼크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의 하단은 견고하다. 주식형 펀드의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전과 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3월말 이후 외국인은 7조3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시기 주식형 펀드에서의 순유출 규모는 3조2000억원이었다. 아직 힘의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펀드 순유입 지수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향후 펀드 환매 압력 또한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수급상 중요한 변화다. 2013년 하반기와 달라진 점은 1950 이하에서 펀드 순유입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수 하단을 올리고 하단에 대한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향후 3개월의 펀드 환매 압력도 지난해 하반기 대비 크게 완화될 것으로 추정되며 그동안 주춤했던 미국계, 유럽계 자금의 복귀시 상승 탄력이 강화될 수 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 전일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치가 최근 들어 빠르게 하락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주가 역시 일정부분 선반영됐기에 정작 삼성전자의 주가는 실적 발표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예상 영업이익이 8조원 정도에서 형성됐던 것을 감안하면 7조2000억원의 실적은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다. 전체 분기 실적에서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이기 때문에 2분기 전체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이 아직 연간 실적 추정치에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하반기 전망은 그대로 둔 채 2분기 실적만 반영하게 되면 현재의 시장 밸류에이션은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으로 산출된다.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밸류에이션 수준이다. 따라서 2분기 실적 발표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실적과 기대감 사이에서의 등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횡보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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