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을 확고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북한'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이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2월까지 3차례 핵실험을 한 만큼 핵무기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염려는 널리 퍼져 있다. 과연 북한은 몇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을까? 북한이 공개하지 않은 만큼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국내외 연구기관들도 추정치를 발표하지만 대체로 10개 미만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9개국 핵탄두 보유량 추정치(군축핵확산방지연구소)
◆미국 군축·핵확산방지연구소 10개만 추정=미국 군축·핵확산방지연구소(The Center For Arms Control And Non-Proliferation)는 지난 2일(현지시간) 전 세계 핵무기 최신 평가보고서를 통해 4월 말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를 10개 미만으로 추정했다.이 연구소는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 시기를 2006년이라고 밝혔다.연구소는 그러나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거나 기지에 작전부대와 함께 두는 것을 의미하는 '실전배치'된 핵탄두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추정했다.연구소는 북한은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 이후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탄두를 운반수단에 탑재할 능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연구소는 미국과 러시아,영국과 프랑스,중국과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과 북한 등 9개국이 약 1만7105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미국은 실전배치된 핵탄두 1922개를 포함해 총 7506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실전배치 하지않은 핵탄두는 예비용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나 해체 중인 것,운반수단에 탑재되지 않은 것을 포함한다.러시아는 미국보다 많은 2484개의 핵탄두를 실전배치한 것을 비롯 ,총 8484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이 연구소는 추정했다.중국은 실전배치한 것은 없고 250개의 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다.◆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6~8개 추정=스웨덴의 국제 군사안보 연구기관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도 북한이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핵탄두 추정치(2014년 1월 기준)-SIPRI
SIPRI는 지난 16일 발표한 연례 세계 핵군비 현황자료(annual nuclear forces data)에서 "북한이 초보적인 핵폭발 기폭장치와는 구별되는 핵무기를 6~8개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SIPRI는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북한이 기폭장치 제작을 넘어 핵무기를 설계하기 위한 기술적 능력을 갖췄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따라서 SIPRI도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 진전된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셰논 카일(Shannon Kile) SIPRI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 평가에서도 북한이 실전 배치한 핵무기나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를 보유했다는 직접적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필립 쉘(Phillip Schell) 연구원도 "북한이 적극 고농축우라늄(HEU)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이를 이용한 핵실험을 했는지 또 핵무기를 만들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쉘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북한이 6개에서 8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했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한편,SIPRI는 전세계 핵무기 보유량을 1만6300개로 추정했다.◆통일연구원,플루토늄 핵탄두 최대 7개,우라늄탄두 5개 추정=통일연구원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6~7개와 고농축 우라늄 핵탄두 5개 등 최대 12개의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통일연구원은 지난 5월 펴낸 '2013년 북한 핵프로그램 및 능력평가'에서 북한이 영변의 5메가와트(㎿)급 원자로를 이용해 생산·추출한 플루토늄 양이 35~45㎏,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이 100㎏ 이상일 것으로 각각 추정했다. 연구원은 북한이 1차 핵실험 당시 사용한 플루토늄 양을 2㎏이라고 밝힌 반면, 전문가들은 3~4㎏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기술과 폭발력으로 추정한 2차와 3차 핵실험에서 사용한 플루토늄은 총 6~8㎏가 될 것으로 보았다.연구원은 3차례 핵실험에서 북한이 9~12㎏의 플루토늄을 사용했다고 가정하면, 북한이 현재 보유한 분리된 플루토늄 양은 25~35㎏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원은 또 제3의 비밀 시설을 제외하고도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운영만으로도 2013년 말 현재 최소 10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기존 농축시설이 100% 가동하고 영변 농축시설을 2배 정도 확장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것 등을 가정한다면 연간 40~120㎏씩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통일연구원은 북한은 미사일 탑재용으로 플루토늄 6~8㎏을 사용한 핵무기 2~3개를 만들고 나머지로 3~4㎏의 플루토늄 핵탄두 3~4개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즉 플루토늄 핵탄두를 최대 7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플루토늄 탄두 무게를 3~4㎏으로 줄이면 탄두는 8~10개로 늘어나고 북한 1차 핵실험이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2㎏으로 한다면 15개의 탄두를 제조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추정했다.연구원은 또 내폭형 설계를 적용하면 고농축 우라늄 20㎏ 이하면 한 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10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으로 5개 정도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폭형 설계는 플루토늄이나 고농축 우라늄 등 핵물질 주위에 고폭장약을 설치, 일시에 핵물질을 압축해 폭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보고서를 대표 집필한 김동수 연구위원(현 부경대 교수)은 "북한이 마음만 먹는다면 핵무기 설계 기술이 낮더라도 4~5개의 핵무기를 실전배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면서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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