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SLK 55 AMG /제공: 메르세데스 벤츠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당신이 꿈꾸는 차는 무엇인가요?" 드림카(Dreamcar)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누구에게는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모양의 멋들어진 차일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는 가장 비싼 차를 꼽을 수도 있다. 이제는 만들어지지 않아 손에 넣을 수 없는 차인 클래식카를 꿈꾸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구상에 있는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차를 고민하고 만들어온 메르세데스-벤츠는 드림카를 칭할 때 매혹(Fascination)이라는 가치를 내세운다. 사전적으로는 남의 마음을 사로잡아 호린다는 뜻인데, 라티어원 'fascinus'을 따지고 들어가보면 마법을 걸다는 뜻과 함께 남근, 음경이라는 뜻을 갖는 게 흥미롭다. 과거 원시사회의 신앙적인 측면을 제거한다면, 다분히 마쵸(macho)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작명이다. "남자다운 차가 어떤 건지 보여주겠어!"라고 항변하는듯하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드림카로 묶은 차의 면면을 보면, 이내 수긍이 간다. 날렵한 모양의 쿠페와 지붕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카브리올레나 로드스터를 찬찬히 뜯어보고 운전대를 잡아본다면 허투루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소득수준이 오르고 과거에 비해 덜하다고는 하나 벤츠의 삼각별 엠블럼을 갖는다는 건 여전히 부(富)의 상징이다. 그런 벤츠 가운데서도 오로지 멋과 달리는 데 집중한 차를 장만하는 데 6000만원, 많게는 2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장만한다는 건 뭇사람들에겐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최근 서울 시내와 강원도 일대에서 드림카 나이트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배우 전지현씨가 드라마에 타고 나와 국내외에서 동시에 인기를 끌고 있는 E클래스 카브리올레부터 2억원이 넘는 SL63 AMG까지, 국내에 소개된 15개 모델 수십대가 동원됐다. 회사 관계자는 "드림카를 통해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로 하여금 메르세데스 브랜드를 계속해서 꿈꾸게 하고 동시에 최고로 매력적인 자동차에 대한 꿈을 실현해 나가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가 드림카라는 감성적인 용어로 카테고리화하는 건 마케팅 성격이 짙다. 드림카로 칭하는 모델을 더 많이 파는 것은 물론 벤츠가 전 세계에서 그간 차를 팔면서 쌓아온 점잖다는 이미지에 역동적인 면을 가미하기도 한다. 물론 이 같은 시도는 100년 넘게 축적한 기술과 업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자신들만의 오랜 역사와 유산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과거의 전설적인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나가면서 다시 전통을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벤츠는 강조한다. 이러한 시도는 꽤 성공한듯 보인다. 벤츠가 드림카를 처음 국내에 소개한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2, 3종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15개 모델로 늘렸다. 그만큼 고객 수요가 다양해졌다는 뜻이다. 이들 모델의 판매량 역시 지난해 2382대에서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1126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팔린 벤츠 전 차종 12대 가운데 1대 꼴인 셈이다. 브리타 제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드림카는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잘 보여주는 매력적인 모델"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증가하고 있는 쿠페나 카브리올레 등 니치모델에 대한 수요와 한층 다양해진 국내 소비자 요구에 발맞춰 고객의 선택의 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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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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