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지난 2월 이후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남북 당국과 민간 차원의 접촉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어 결과 주목된다.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 이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반감을 드러내면서 5월 이후로는 각종 대북지원을 거부한 북한이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을 받아들인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25일 통일부에 따르면, 겨레말큰사전 편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 편찬위원회 관계자들 이날 개성에서 만나 2010년 5·24조치 이후 중단된 편찬 재개 문제를 협의했다. 또 26일에는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5차 회의가 개성공단에서 6개월 만에 열린다. 공단 운영과 관련된 문제 전반을 논의하는 공동위는 분기에 한 번 개최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난해 12월19일 4차 회의 이후 북측이 호응하지 않아 열리지 못했다.남북 당국의 국장급 인사가 수석대표로 나서는 이번 회의는 개성공단 운영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지만 지난 2월 남북 고위급 접촉 이후 끊어진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된다는 의미도 갖는다.또 같은 날 북한의 산림녹화를 지원하는 우리 민간단체 '겨레의숲' 관계자들이 방북해 개성에서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인사들을 만난다. 우리 측 민간단체의 산림녹화와 병충해 방지 지원 사업은 5·24조치 이후 4년 간 중단됐다.우리 정부가 '겨레의숲' 관계자들의 방북을 승인, 사업 재개 문제를 협의할 수 있게 한 것에는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국한된 현재의 대북 인도지원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을 다시 받겠다는 뜻을 밝힌 점이 긍정적이다. 또 주말인 29일에는 금강산 신계사에서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스님의 열반일을맞아 남북 불교계가 공동으로 여는 '만해스님 열반 70주기 남북합동다례재'가 열린다. 게다가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북한 선수단이 대거 참가하는 9월 아시안게임 등 남북관계 개선의 촉매로 작용할 이벤트들도 대기하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개성공단 공동위 회의 개최 동의, 민간단체 접촉 허용 등으로 일부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태도변화 여부에 따라 국면이 바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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