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8년만의 구조조정…사업·인력 조정 나서(상)

천하의 삼성도…. '안될 건 자른다' 원칙의 칼날금융.중공업부문 사업 재편하고 희망퇴직 접수 잇따라우수인재 '전자'로 재배치…바이오 신성장동력엔 인력 강화[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권해영 기자]삼성그룹이 구조조정 태풍 속으로 들어섰다. 지난해 삼성증권과 삼성생명의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재배치에 나선데 이어 처음으로 진행하는 사업의 수요예측을 잘못해 수천억원대의 부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중공업 계열사도 희망퇴직을 추진중이다. 비 전자계열사 뿐 아니라 오는 11월 상장할 예정인 삼성SDS도 사업 재편과 함께 일부 인력들을 타 계열사로 이동시키는 등 재배치를 통해 조직을 슬림화 하고 나섰다. 오는 7월 1일자로 합병을 추진중인 삼성SDI와 제일모직 화학 부문, 삼성에버랜드 등도 중복 조직 등을 조정하고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 등을 정리하면서 인력 재배치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25일 "지난 18년간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성장해 왔다"면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복 사업과 인력들이 많아졌고 비대해진 조직은 효율성을 잃어버려 본연의 경쟁력까지 약화 시키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로 인한 착시 효과까지 더해지며 그룹 전체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인 물을 퍼내고 새 물을 담기 위한 작업으로 인력 재배치 및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단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인력 재배치는 ▲금융 및 중공업 계열사의 희망퇴직, 인력 재배치 등 몸집 줄이기 ▲계열사 우수 인력의 삼성전자 재배치 ▲바이오, 신소재 등 신성장 동력 인력 강화 등 3가지 원칙 아래 진행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상반기 공채에서 3500여명의 3급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최근 3년간 최저치에 달한다. 구조조정 여파로 금융계열사들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한자릿수로 줄이거나 아예 인턴만 채용했고 합병, 사업 재편 등이 진행중인 비 전자계열사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하반기로 미뤘다. 지난해 상반기 40여명, 하반기 80여명을 채용했던 삼성생명은 아예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삼성증권은 300여명, 삼성생명은 1000여명에 달하는 희망퇴직을 받았다. 하반기에도 일부 인력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다. 대규모 적자를 낸 삼성중공업 역시 희망퇴직을 준비중이다. 삼성SDS 역시 지난해 국내 IT·금융 사업을 정리한 뒤 관련 인력들을 재배치했다. 일부 임직원들 사이에서 희망퇴직설도 제기되고 있지만 회사측은 인력 재배치를 통한 자연 감소는 일부 있지만 별도의 희망퇴직은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합병 및 사업 재편을 하는 계열사들의 구조조정도 진행중이다. 삼성SDI와 제일모직 화학부문,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 패션부문, 삼성종합화학과 석유화학 등 합병하는 회사들이 중복되는 조직들을 통폐합한 뒤 인력재배치를 본격화 할 전망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삼성그룹은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 아닌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인력 구조조정이나 재배치 등의 구체적인 규모 및 계획은 없다"면서 "예전 외환위기 직전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이겨냈듯이 향후 위기에 앞서 계열사들이 선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금융, 중공업 계열사들의 희망퇴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오히려 인력을 늘리고 있다. 3급 신입공채 인력 대다수를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들이 뽑았다. 여기에 더해 삼성생명을 비롯해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계열사들의 우수 인력들을 흡수하고 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인력이 더 필요해진 삼성전자와 바이오 등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에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 차원에서는 기업 문화나 시스템을 다시 교육시킬 필요가 없고 종전 업무와 상이하다 해도 새로운 시각으로 업무를 접할 수 있어 적응도 빠르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 재조정이 진행중인 계열사 인력 중 우수 인력들은 삼성전자가 흡수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라며 "사업 초기로 인력들이 많이 필요한 바이오, 의료기기 등 신수종 사업에 관련 인력들을 재배치 중"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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