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 10년] ① 프로골프 '세계를 품다'

국내 투어 3~5배 급성장, 박인비와 최경주 등 월드스타 줄줄이 탄생

2004년 상금퀸 송보배, 2014년 상금랭킹 1위 장하나.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27억원 vs 155억원'.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총상금 규모다. 2004년 27억원, 10년이 지난 올해는 무려 5배나 커진 155억원이다. 대회 수 역시 2배가 넘는다. 그야말로 '르네상스'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2004년 28억5000만원에 비하면 3배나 성장한 83억원이다. 선수들은 물론 세계무대에 속속 진출해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의 '달라진 10년'이다. ▲ KLPGA투어 "세계로 GO~"= 여자 무대의 지난 10년 간 변화는 괄목상대할 정도다. 지금은 사라진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이 4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였다. 대부분 2억원, 메이저로 지금도 연륜을 쌓고 있는 하이트컵과 KLPGA선수권(현 KLPGA챔피언십) 등이 3억원이었다. 대회 수는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을 포함해 12개가 전부였다. 2014년은 반면 평균 5억원, 한화금융클래식은 12억원으로 남녀 통틀어 가장 많은 액수를 자랑한다. 이 대회 우승상금 3억원은 2004년의 총상금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주말경기다. 당시 일요일에 최종 라운드가 열린 대회는 5개, 개최지를 구하기조차 어려웠다. 지금은 대부분의 대회가 금~일, 4라운드짜리는 목~일요일에 치러진다.물론 선수들의 성장이 투어 활성화의 동력이 됐다. 송보배와 안시현, 박희영, 박지은, 최나연 등 2004년 우승자들은 모두 일본과 미국 무대로 진출해 맹활약을 펼쳤다. 송보배가 당시 상금퀸이다.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과 SK엔크린을 제패해 빅매치에서 2승을 수확하면서 1억7600만원을 획득했다. 지난해 상금랭킹 1위 장하나가 3.9배가 증가한 6억9000만원을 벌어들였다는 점도 재미있다. 트렌드는 당연히 '세계로'다. 2006년부터 3년간 상금퀸을 지켰던 신지애가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월드스타의 표본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LPGA투어 역사상 63년만의 '메이저 3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고, 한국인 최초로 올해의 선수에 등극했다. 59주간 '골프여제'로 군림하다가 최근 2위로 밀렸지만 9일 매뉴라이프 우승으로 부활포를 쏘아 올렸다. KLPGA투어가 미국과 일본, 유럽 등과 함께 세계 4대 투어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다. 요즈음에는 LPGA투어로 건너가려는 선수들이 크게 줄었고, 오히려 한국으로 'U턴'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미녀골퍼들의 가세로 '흥행'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프로암 상대로 각광받으면서 스폰서들의 투자를 이끌었고, 대회장으로 삼촌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한국프로골프 10년 비교

▲ KGT "프레지던츠컵을 기다려"= 2004년 8개의 대회를 치렀다.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 한국오픈이 메이저급, 총상금은 각각 5억원이었다. 스포츠토토오픈 총상금이 1억5000만원, 현재의 우승상금 정도다. 한국프로골프선수권과 포카리스웨트오픈, 제이유그룹오픈, SBS프로골프최강전 등 평균 총상금은 2~4억원 수준이었다. 위창수와 박노석, 모중경, 박도규, 최경주 등이 각각 1승씩을 챙긴 당대의 스타들이었다. 이듬해인 2005년 SBS에서 30억원을 투자해 10개 대회를 묶어 SBS코리안투어를 만들면서 비로소 한국프로골프투어(KGT)가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대회가 열렸고, 미국과 유럽, 일본투어 등과도 어깨를 견주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세계무대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최경주에 이어 양용은이 2008년 미국으로 건너가 '아메리칸 드림'에 도전했다.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그것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격침시켜 아시아선수 최초로 '메이저챔프'에 오르는 새 역사를 창조했다. 지난해 배상문이 바이런넬슨에서, 올해는 노승열이 취리히클래식에서 'PGA챔프 군단'에 가세해 한국골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선수들의 활약을 토대로 2014년 현재 대회 수 13개, 총상금 규모 83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만 스폰서들의 외면으로 여자투어의 절반에 불과한 규모의 경제가 아쉽다. KGT는 그래서 내년 미국과 세계연합의 대륙간 골프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의 한국대회 개최를 더욱 고대하고 있다. 라이더컵과 함께 지구촌 최대의 골프 축제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무대를 통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인천 잭니클라우스골프장이 격전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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