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Incubation Period_174x70x32cm(5 pieces)_Mixed media_2014
◆이주현 작가의 개인전 '잠복기' = 인간의 신체기관을 해체하고 변형한다. 또는 다른 동식물과의 결합해 무한한 새로운 종의 생명체를 만들어 낸다. 가상의 예술작품이지만 어쩌면 미래에 나올 법한 생물일지도 모르겠다. 신체가 지닌 무한한 변용의 가능성을 조형적으로 시도한 작가 이주현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규정된 범주 안에 익숙한 이미지의 안정감과 편안함은 전시장에선 찾아볼 수 없다. 다만 모호하고 낯선 느낌, 생경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전시 제목인 'Incubation Period'는 '잠복기'라는 뜻으로, 역학적 개념에서는 미생물이 사람 또는 동물의 체내에 침입해 발병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하지만,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생명체가 하나의 종으로 구분되기 전의 상태를 의미한다. 여기서 작가는 아직 생성되지 않은 아무 것도 아닌 상태가 알 속의 상태와 유사하다고 간주하며, 알의 표면 아래 내부에서 무한한 변화의 가능성을 지닌 생명체의 움직임을 조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알 속의 변화의 순간을 그대로 고정시켜 부화된 후 나타나는 단일화된 생명체가 아닌 여러 가지 미분화된 기관을 갖는 복합 생명체를 표현한 것이다.작품 중에는 '키메라(Chimera)'도 등장한다. 이는 한 개체에 유전자형이 다른 조직이 서로 겹쳐 있는 유전현상 또는 서로 다른 종끼리의 결합으로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내는 유전학적인 기술을 의미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실제 동물의 특징적 부분이나 몸의 각기 다른 기관들의 해체하고 결합해 아직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생명체를 묘사했다. 7월 2일까지. 서울 서초구 방배로 유중아트센터. 02-599-7709.
차대영, '인왕산'
◆ 차대영 개인전 '인왕산'전 =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 홍제동의 경계에 있는 인왕산은 조선이 건국되고 도성을 세울 때, 북악산, 남산, 낙산과 함께 한양을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 중 하나로 조선조의 명산이다. 인왕산은 오랫동안 서울을 수호하고 대표하는 산으로, 수많은 작가들의 영감의 원천이자 작품의 모티브가 되고 있다. 차대영 작가가 최근 인왕산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한국화를 먹으로 그려야한다는 고정관념에 의문을 가지고 수묵화 일색이던 한국화단에 오방색으로 화려하게 표현한 채색화로 1991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던 화가다. 이후 절제된 색채와 단순미가 돋보이는 '흰 꽃'을 주조로 작품에 변화를 주었고, 이번에 새로운 인왕산 작품들을 준비했다. 그의 인왕산 그림에는 독특한 미감을 구현하는 순백색의 빛이 작품 전반의 분위기를 끌어간다. 김성은 미술평론가는 "차대영의 인왕산은 강건하고 중량적이라기보다 섬세하고 신비하다"며 "인왕산 안에서 전통에 덧대고 자기세계를 구축해 나간 겸재와 추사의 청출어람의 도전과 용기에 관한 오마주가 작품 면면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고 평했다.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 02-736-1020.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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