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골프 가르치고 싶은 부모들을 위한 '주니어골프 가이드'
골프는 어릴 때부터 배울수록 효과가 배가되지만 반드시 놀이를 통해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 4월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에서 선수 아이들이 그린 위에서 퍼팅을 하며 노는 장면.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가 바로 삼대(三代)가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운동이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ㆍKB금융그룹)의 할아버지 박경준(83) 옹은 '가족 라운드'를 꿈꾸며 손녀딸까지 일찌감치 골프를 가르쳤다. 부모는 물론 취미로 골프에서 박인비의 재능을 발견해 본격적인 골프수업을 위해 어린 딸을 미국으로 데려갔고, 결국 세계무대를 제패한 월드스타로 키웠다. 어린이날 선물로 골프 수강증을 마련하고 싶은 부모를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아봤다. ▲ "소질 있을까?"= 먼저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가 작성한 체크리스트다. 권위 있는 골프 교습가 10명의 도움을 얻어 무려 50개 항목으로 세분했다. 이 가운데 골프를 시작하기 전 단계에 우리 아이가 적성에 맞을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10가지다. '한 종목 이상의 운동을 3개월 이상 해봤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운동에 소질이 있다', '블록게임을 다양한 방법으로 쌓거나 만든다', '공을 원하는 거리와 방향으로 던질 수 있다', '길눈이 밝다', '시력에 문제가 없다', '젓가락 사용법을 일찍 배웠다', '간단한 게임에도 쉽게 몰입한다', '손목 힘이 강하다', '또래에 비해 유연하다' 등이다. 8개 이상 '그렇다'는 답이 나오면 가능성이 있다.▲ "언제부터 가르칠까?"= 투어 프로들은 보통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골프에 입문했다. 더 어린 경우도 있고, 드물게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배우기 시작한 늦깎이도 있다. 정답은 없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처음부터 선수가 되겠다고 시작하는 사례도 드물다. 처음에는 부모를 따라 우연히 골프를 시작해 잠재성을 찾아냈다. 하지만 어릴수록 유리한 건 사실이다. 미국의 '베스트 영 티처'에 꼽힌 에리카 라킨은 "골프와 놀이가 있는데 '골프놀이'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시작부터 무거운 골프채를 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한두 살이라면 훌라후프에 야구공이나 테니스공을 굴려 넣는 놀이가 출발점이다. 게임을 금방 이해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재미없어 하는 아이도 있다. 반응에 따라 게임을 변형한다. 좀 더 큰 아이라면 모래가 있는 놀이터로 가보자. 공을 모래 위에 놓고 적당한 도구로 공을 쳐내는 시범을 보여 준 뒤 아이가 따라하는 것을 본다. 부모는 여기서 지도보다는 칭찬 등 응원만 해야 한다. 라킨은 "한창 재미있을 때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요령"이라며 "그래야 아이가 다시 가고 싶어한다"고 주문했다. "즐거운 감정으로 습득한 지식이 평생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일반적인 교육 방식과 같은 맥락이다.▲ "어디서 어떻게 가르칠까?"= 부모와 함께 동네 연습장에서 시작해도 충분하다. 유명 교습가나 아카데미, 유학 등은 재능이 있을 때, 또 진로를 어느 정도 결정한 뒤다. 국내에도 수없이 많은 주니어 아카데미가 있다.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골프장에서 운영하는 드림골프레인지가 대표적이다. 무려 11개의 아카데미가 모여 있다. 골프채 선택도 중요하다. 골프에 대한 흥미를 아예 떨어뜨릴 수도 있다. 미국 주니어골프 50대 지도자 중 한 명인 조이스 윌콕스는 "더 짧고 더 가벼운 클럽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클럽이 무거우면 스윙궤도가 일정하지 않아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너무 길면 꼿꼿하게 서게 돼서 뒤땅을 자주 치게 된다"며 "이를 교정하려다 토핑이 날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이가 성장할수록 클럽은 자주 바꿔줘야 한다. 아이와 함께 골프를 치면 어른이 배울 점도 많다. 교습가 케빈 윅스는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 걱정이 없다"며 "타깃을 확인하고 곧바로 샷을 한다"고 말했다. 그린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른들은 다음 퍼트를 생각하면서 퍼팅하지만 아이들은 이번 퍼트가 반드시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골프에서는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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