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신동빈 회장이 반한 맥주, 직접 맛보니..

'누가 한국 맥주가 맛없데..'…묵직한 부드러움에 반하다

롯데주류 '클라우드' 맥주 선봬…"소비자 입맛 잡겠다"

롯데주류 충북 충주 맥주공장에서 '클라우드' 병맥주가 생산되고 있다. 병맥주 생산라인은 1분에 600병씩 생산된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지난 4일, 롯데주류가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야심차게 선보인 맥주 신제품 '클라우드(Kloud)'를 직접 맛보기 위해 충북 충주 맥주공장을 찾았다.롯데주류의 클라우드는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는 물론 주류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터라 더욱 기대가 컸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중역회의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좋다"라고 감탄해 맛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충주시 기업도시 내에 자리 잡은 충주 맥주공장(대지 2만8743평, 건축 8396평, 연면적 1만1340평)이 준 첫 인상은 깨끗함 그 자체였다. 준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맥주공장이라기 보다는 대학의 멋들어진 캠퍼스 같았다.충주공장은 병맥주, 캔맥주, 케그(KEG)맥주를 생산하는 3개 라인이 가동되고 있었으며, 병은 1분에 600병, 캔은 1분에 500캔, 케그는 1시간에 90케그를 생산했다.발효 및 저장탱크는 각각 21개(16만ℓ), 15개(16만ℓ)를 비롯해 소용량 탱크 2개(4만ℓ) 등 총 38개의 탱크가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롯데주류 충북 충주 맥주공장 전경

무엇보다 맥아·맥즙을 준비하는 원료 사일로가 눈길을 끌었다. 국내 맥주회사들의 원료 사일로는 폐쇄형인데 반해 롯데주류는 개방형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사일로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통상 맥주의 제조공정은 맥아제조, 맥즙준비, 발효, 숙성, 여과, 캔·통입 등의 여섯 단계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맥즙준비 과정에서 맥주의 향과 맛의 깊이가 달라지곤 하는데 일반적인 맥주는 한 번 온도를 높여 끓이고 홉을 투입한다. 그러나 클라우드는 달랐다. 맛과 향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홉을 3번에 걸쳐 투입하는 '멀티 호핑 시스템' 방식을 사용, 맛과 향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었다. 우창균 롯데주류 마케팅 이사는 "클라우드는 현재 판매중인 국내 맥주로는 유일하게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적용한 맥주"라며 "오리지널 그래피티 공법은 발효한 맥주원액에 물을 타지 않고 발효원액 그대로 제품을 담아내는 제조방법으로 일반 맥주에 비해 풍부한 거품과 풍부한 맛을 낸다"고 설명했다.우 이사는 이어 "클라우드는 맥주 제조방식의 표준이라 할 '맥주순수령'에 따라 100% 맥아(Malt)만을 사용한 'All Malt' 맥주"라며 "현재는 연 평균 5만㎘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지만 시설증축을 통해 올해 안에 연 평균 10만㎘를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모든 제조과정의 견학을 마치고 기다리던 클라우드 시음 장소로 이동했다. 처음 눈으로 본 클라우드는 라거 맥주라기 보다는 에일 맥주의 느낌이 강했다. 맛을 봐야 진미(眞味)를 느낄 수 있다고 했던가. 맥주 한 모금을 길게 들이키고 혀로 입술에 묻은 거품을 날름 훑었다. 지금까지 느꼈던 국산 맥주의 맛이 아니었다. 첫 맛은 묵직하면서 부드러운게 끝 맛은 짙은 아로마 홉의 향이 코끝을 감쌌다.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 잔을 모두 비우자, 신선한 맥주에서만 볼 수 있는 거품이 맥주잔에 만들어졌다. 누가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없다'고 했던가. 부드러운 거품 아래에서 솟아오르는 기포의 쌉싸래한 청량감을 다시 맛보고 싶다. 롯데주류는 오는 8일 충북 충주 맥주공장에서 준공식을 갖고, 이달 말부터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주류는 올해 3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는 등 이를 통해 출시 첫해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 2.5%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충주(충북)=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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