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나머지 한 자리의 주인은?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후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가 낙점되면서 금융권의 시선이 금통위원 인선에 쏠리고 있다.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금통위원 자리가 또 하나 나오기 때문이다. 다음 달 14일이면 은행연합회가 추천한 임승태 위원도 4년의 임기를 마친다. 금통위 멤버는 7명이다. 당연직으로 한은 총재와 부총재가 참여하고, 5명의 금통위원이 각계의 추천으로 구성된다. 위원들의 임기는 4년이며(부총재 3년) 7명이 모두 1표씩을 대등하게 행사한다. '7인자 현자(賢者)'라 불리는 금통위원은 한국 경제의 운명을 좌우한다. 2000조원에 이르는 통화와 3000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움직여 가계와 기업의 생사를 가른다. 3억원대의 연봉에 임기를 보장받고, 국내외의 주요 경제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요직이지만, 그만큼 책임도 크다. 후임 금통위원으로는 이인실 전 통계청장과 이장영 금융연수원장 등이 거론된다. 서강대 경제대학원에 몸담고 있는 이 전 청장은 매번 금통위에 공석이 생길 때마다 1순위로 거론되는 상비군이다. 대표적인 여성 경제학자로 각계의 신망이 두텁고, 실무 경험이 풍부하는 게 장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 통화환율정책국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이 원장도 이 분야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이외에 한은 발권국장을 지낸 김두경 전 은행연합회 상무 등이 후보군 중 하나다. 김 전 상무는 신임 한은 총재 후보로 거론되던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형이다. 금통위 멤버 두 사람이 교체될 4월을 앞두고 시장은 금통위의 균형이 깨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른마 '매파'와 '비둘기파'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임 위원이 물러나면, 금통위는 '3대 3' 구도로 균형을 이룬다. 시장에선 김중수 총재와 박원식 부총재, 문우식 위원을 물가안정에 무게를 두는 이른바 '매파'로, 하성근·정순원·정해방 위원을 성장에 방점을 찍는 '비둘기파'로 구분한다. 신임 이주열 한은 총재 후보의 성향을 두곤 해석이 갈리지만, 정통 한은맨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파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총재가 바뀌어도 금통위의 새 멤버가 캐스팅 보트를 쥐게되는 셈이다. 증권가에선 임 위원의 후임도 매파 성향을 띨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임 위원의 후임 금통위원 성향에 따라 현재의 '3 대 3' 구도가 '4 대 3'으로 기울 수 있다"면서 "매파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은행연합회가 추천할 임 위원의 후임인만큼 금리 인상을 반기는 은행권의 분위기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한편 다음 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임 위원의 후임 인선 이전인 10일에 열린다. 총재가 바뀌고 열릴 첫 금통위지만,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 축소)이나 공식적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금리의 방향이 단숨에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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