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거리 노숙인 순찰 · 보호 활동 만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이태원 초입에서 정신 질환을 앓으며 오랫동안 노숙을 해온 김모씨(66)는 자신이 이 곳에서 잠복 근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사코 시설이나 병원 입소를 거부해왔다. 김씨의 고집에 용산구 사회복지과 배정훈 주무관이 꾀를 냈다. ‘이번에 당신이 연세나눔병원 잠복 근무를 명받았다’며 김씨를 설득한 것. 병원으로 발령을 받았다는 설득에 김씨는 결국 지난해 12월19일 경기도 일산 소재 연세나눔병원으로 갈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김씨는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설을 얼마 앞두지 않은 지난달 27일 용산구청으로 한 민원인 전화가 걸려왔다. 녹사평역에 여자 노숙인이 있다는 전화였다. 경찰과 함께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녹사평역에서 노숙 중이었던 김모씨(여, 69)를 설득해 시립은평병원으로 입소하게 했다. 이 일로 노숙인을 신고했던 민원인으로부터 감사 전화까지 받았다.
용산구청 직원(왼쪽)이 거리노숙인 안전을 위해 도움을 주며 시설로 옮길 것을 설득하고 있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겨울철 거리 노숙인에 대한 특별 대책을 수립해 안전과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용산구는 삼각지, 이태원역, 녹사평역 거리 노숙인 상담 활동에 대해 24시간 예방 순찰 활동을 실시하고, 정신 질환이나 만성 거리 노숙인에 대해서는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인 2개조로 편성된 응급 구호 상담반이 1일 2회 이상 지역내 취약 지역과 노숙인들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영하 5℃ 이하 야간에는 혹시 모를 동사를 막기 위해 구청 당직자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다니고 있다.거리 노숙인들이 안전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보호시설 입소를 설득하고,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정신건강상담팀과 24시간 노숙인 위기대응콜(☎1600-9582)의 상담사들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런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올 겨울 들어 노숙인 6명이 병원과 시설에 입소하기도 했다. 병원과 시설에 입소했다고 해도 노숙자들이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는데 무리는 없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 또 시설 입소를 거부하는 노숙인의 경우에는 인권 문제 때문에 강제 입소가 불가능해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이동식 쉘터(간이텐트), 침낭, 매트 등을 지원하고 안부를 자주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입춘은 지났지만 아직도 많이 춥다. 혹한을 잊은 거리 노숙인 순찰반의 노고로 노숙인들이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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