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인사, 'KT 뿌리'에 힘 실었다

낙하산 인사 없애고 통신 전문가들 전면 배치삼성 출신 인사 하마평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KT 황창규호'의 진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KT 출신들이 대거 전면에 나서면서 '오리지널 KT' 색채가 두드러진다. '낙하산 인사'로 상처받은 KT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황 회장이 밝힌 '다시 통신으로'의 기치에 맞게 통신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53개 자회사 대표 인사는 이르면 이번주 단행되는데 교체 대상자는 이미 통보를 받고 5일부터 출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T 임원은 "새롭게 올 계열사 대표들도 외부인사보다 KT 본사 임원들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남은 두자리, 누가 갈 것인가KT 본사의 황 회장 직속 기구는 모두 4개실ㆍ8개부문ㆍ1개원ㆍ1개소이다. 본사 임원 인사의 핵심은 오랫동안 KT에 몸담아온 '오리지널 KT' 출신의 중용이다. 공석으로 남겨둔 자리는 '미래융합전략실장'과 '홍보실장'이다. 황 회장의 의중을 읽어내고 그의 측근에서 보좌해야할 인물을 선택해야 하는 만큼 적합한 인물을 발탁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특히 미래융합전략실장은 그룹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8개 부문과 계열사들의 역량을 파악해 사업간 융합을 통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자리다. 황 회장이 2009년까지 몸담아온 삼성의 미래전략실과 기능이 비슷하고 이름까지 유사하다는 점에서 누가 낙점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외부인물을 발탁한다면 삼성출신 인사가 영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 회장의 입을 대신할 KT 홍보실장 역시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삼성그룹 출신의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어 삼성그룹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해졌다. 황 회장이 단행한 인사에서 삼성출신이 KT에 영입된 사례도 있다. 김인회 재무실장은 삼성코닝과 삼성중공업 경리팀에서 근무한 삼성 상무 출신이다. 재무실은 경영지원본부 산하 조직으로 KT의 살림을 담당한다.  ◆ 오리지널 KT 출신 대거 등용 황 회장이 취임후 27%의 임원을 줄이는 대대적인 인사를 하면서도 새로 영입한 인물은 3명에 불과하다. 이중 한 명은 삼성출신이지만 두 명은 KT에 오래 몸담아오다 잠시 다른 일을 하고 다시 돌아온 한훈 경영기획부문장과 임헌문 커스터머부문장이다. 한훈 부문장은 남중수 전 KT사장 시절 KT와 KTF에서 일했다. 지난해 2월까지 KT T&C운영총괄 전무를 지내다가 충남대 교수를 역임했던 임헌문 부문장은 아직 정식발령을 받지 않았지만 부사장급으로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직속기구인 8개 사업부문에서 한훈, 임헌문 부문장 외에 5명(남규택, 오성목, 김기철, 전인성, 한동훈)을 포함해 총 7명이 오래전부터 KT에 근무했던 인물들이다. 4개실 중 이미 인사가 난 구현모 비서실장과 박정태 윤리경영실장도 원래 KT에 몸담고 있었다. 다만 신규식 G&E(글로벌앤엔터프라이즈)부문장은 3년 전 KT로 영입됐으나 SK브로드밴드 기업영업단장을 지내다 온 통신 전문가로서 인정받은 경우다. KT 관계자는 "KT는 통신기업인데도 지난 몇년간 너무 통신을 등한시 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KT와 통신에 정통한 임원들이 많이 발탁되면서 앞으로 KT의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자회사 대표 큰 폭 교체 KT스카이라이프, KT파워텔, BC카드, KT렌탈, KT에스테이트, KT네트웍스, KT스포츠 등 10개 남짓한 자회사 대표들이 4일 교체됐다. 자회사 임원 인사와 구조조정은 이번주 내에 정식으로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것 이상의 규모가 될 가능성도 있다. KT 계열사 팀장급 직원은 "실적이 좋아도 전임인 이석채 회장 시절 영입됐다거나, KT 출신이라도 실적이 저조한 계열사 대표들이 교체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사 인사로 인해 이미 대표 자리가 공석인 계열사도 있다. 전인성 KTIS 대표는 지난달 인사에서 KT CR부문장으로, 채종진 KT텔레캅 대표는 KT 기업통신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대표직이 비어 있다. 해당 계열사는 후임 대표가 선임될 때까지 전무 등이 임시 대표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살아남은 계열사 대표도 있다. 2년전 KT미디어허브 대표 자리에 오른 CJ엔터테인먼트 출신의 김주성 대표는 유임이 확정됐다. KT 계열사 한 임원은 "새로 오는 계열사 임원들에게도 본사에서 일부 연락이 간 상황"이라며 "조만간 정식 인사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와 더불어 KT에 공룡 조직이라는 별칭을 붙여준 53개 계열사가 어떻게 통폐합될지도 관건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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