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해도 물리쳤다…앙굴렘 위안부 만화 '지지 않는 꽃' 성황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한국기획전에 1만7000명 다녀가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제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인 올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소재로 그린 만화가 국제 사회의 주목을 끌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만화 전시회인 '프랑스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이 열린 4일간(1월30일~2월2일), 총 1만7000여명의 관람객들이 한국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을 방문했다. 전시장에는 매 시간 관람객들이 붐벼 성황을 이뤘다. 이현세, 김광성, 박재동, 조관제, 김금숙, 신지수 등 만화가들의 작품전시에 이어 지난 1일에는 앙굴렘내 네모극장에서는 김준기 감독의 '소녀이야기'와 그림자 애니매이션 '끝나지 않은 이야기' 등이 상영돼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지지 않는 꽃'이란 이름으로 전시된 20여개의 작품을 차례차례 감상하면서 위안부의 실상을 알게 됐다.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는 관람객들도 여럿이었다. 전시장을 찾은 프랑스 관람객 샬롯 알레망 씨는 "많은 분들이 겪은 고통스런 비극을 오늘 처음 알게 됐다"며 "공통된 주제를 다룬 다양한 한국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깊은 감동을 받았고, 이러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이곳 앙굴렘까지 가지고 와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시가 진행되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개막전이 열리기 전부터 일본이 자본력을 동원해 주최 측에 지속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실상을 기록한 만화 전시회를 취소하라는 압력을 넣기도 했다. 또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왜곡하는 내용의 작품을 전시하려고 했지만 개막 전날 조직위원회가 부스를 철거했다. 해당 작품이 "지나치게 정치성향이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앙굴렘 조직위원회 아시아 담당 니콜라 피네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알리는 것이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사실을 왜곡해 알리는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며 "한국만화기획전은 예술인들이 기억과 역사에 대한 문제를 표현한 것으로 정치적인 것이 아닌 예술적인 것인 반면, 일본 측에서 설치한 부스는 극적인 정치적 성향을 보이고 있어 예술적인 표현을 위한 이번 만화축제에 걸맞지 않아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현지 언론에서도 이번 한국만화 기획전을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같은 문제로 고통스러워하는 여성들에게 진정한 경의를 표하는 전시회"라고 소개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기획전이 분쟁지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폭력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출발점이 되고 이 작품들이 반성과 위로를, 희망과 연대의 다짐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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