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글 '특허 동맹' 칼끝 애플 겨누나(종합)

애플에 '소송꾼' 낙인 등 압박…웨어러블·통신 등 미래 사업 협력 기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와 구글이 특허 동맹을 체결함으로써 향후 정보기술(IT) 업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이 쏠린다. 양사는 상호 특허 공유를 통해 소송보다는 시장 경쟁·혁신을 추구하는 모델을 제시해 애플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향후 웨어러블·통신 등 미래 사업에서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로 활용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폰으로 시작된 협력 관계를 포괄적인 범위로 확대해 정보기술(IT) 업계에 새로운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대(對) 애플 압박…애플에 '소송꾼' 낙인=안드로이드폰 최대 협력사인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력은 안드로이드 진영과 전면전을 벌이는 애플에 상당한 압박이 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 2011년 4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이래로 현재 10여개국에서 삼성전자와 소송을 진행중이다. 애플은 HTC, 모토로라 등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사와도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구글이 상호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전자는 대 애플 소송에 구글 특허를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애플은 과거 젤리빈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자체가 자사 특허 침해했다고 주장해 구글을 겨냥한 적이 몇 차례 있는데 이번 협력으로 그동안 삼성전자를 후방 지원하던 구글이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소프트웨어(SW) 특허를 앞세워 공격하는 애플에 맞서 삼성전자 또한 구글의 SW 특허를 활용해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음달 삼성전자와 애플 최고경영자(CEO) 회담을 앞뒀지만 타결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구글의 공조도 강화될 전망이다.◆소송보다 기술 혁신·시장 경쟁 모델 제시=무엇보다도 양사가 사전 특허 소송 없이 평화적 협력을 체결한 것은 명분상 의미 또한 크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하드웨어(HW), SW 대표급 기업이 특허 소송 없이 사전에 상호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한 것은 처음이다. 양사는 소송에 집중하는 애플과는 정반대의 모델을 선보이며 애플에 '소송꾼' 이미지를 각인하는 등 애플을 압박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애플의 무차별적인 소송 공세 이후 각 업체간 특허 공격과 '특허 괴물'의 소송이 난립하며 IT 업계에 소송 피로도가 높은 상황에서 양사 협력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협력은 소모적, 배타적 경쟁보다는 시장 경쟁, 상호 협력을 통한 혁신과 성장 모델을 IT 업계에 정립하는 데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특허를 배타적 경쟁보다는 기술 협력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대내외에 제시함으로써 향후 애플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효과도 기대된다.◆'넥서스 기어' 나오나…웨어러블·통신 등 미래 산업 선점 기회=양사는 15만건에 달하는 특허를 공유하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미래 성장산업을 선점할 기회 또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소프트웨어, 구글은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력을 이식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삼성전자는 클라우드, 검색,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광고 등 구글의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등 하드웨어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의 포괄적 협력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에코시스템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을 예상된다.단순 특허 공유를 넘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술 협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웨어러블, 통신 분야 등 미래 성장 산업에서 포괄적인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와 구글은 넥서스 S, 갤럭시 넥서스, 넥서스 10 등 스마트폰, 태블릿 공동 개발 모델을 내놨다. 향후에는 스마트 워치, 스마트 글래스 등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력, 구글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결집한 모델을 내놓을 가능성도 기대된다. ◆안드로이드폰 최대 파트너, 특허동맹 맺기까지=안드로이드폰 최대 협력사인 삼성전자와 구글의 특허 동맹을 체결하기까지 양사 최고위층의 교감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방한해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을 둘러보고 삼성전자 사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등 삼성 최고위층과 면담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2011년 5월, 2012년 9월에 이어 2013년 10월까지 3년 연속 방한해 삼성전자를 방문, 양측의 긴밀한 관계를 돈독히 하고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없었다면 안드로이드도, 안드로이드가 없었다면 지금의 삼성전자도 없었을 것"이라며 "양사가 이번 협력으로 그동안의 불화설을 일축하고 안드로이드폰에서 시작된 협력을 향후 미래 성장 산업까지 포괄적으로 확대하는 등 글로벌 IT 업계에 새로운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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