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대응은 배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일본 엔화 가치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엔화값이 더 떨어지면 한국 수출기업들의 고통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엔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은 배제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김 총재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엔화 약세로 국제시장에서 일본과 직접 경쟁하는 한국의 철강과 자동차, 기계, 전자제품 등의 산업은 심각한 피해를 봤다"면서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경우 산업 전반에 걸쳐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김 총재는 한국 원화 가치의 경쟁적인 하락에 대해선 "우리가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일본의 통화정책이 엔화 약세가 아닌 인플레이션을 위한 조치라는 점을 거론하며 "일본이 향후에도 이런 입장을 유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중요한 것은 엔화 가치 하락폭과 속도"라며 "지난 1년간 엔화값 하락 속도가 너무 빨랐고, 하락폭도 매우 컸다"고 설명했다. WSJ은 한국의 외환 당국이 추정한 원-엔 환율이 한계수준을 넘어설 경우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김 총재는 "(한국의) 대응은 거시 수단보다는 미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개입이 산업분야를 직접 돕는 모습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 도움이되는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단계적 축소인 이른바 테이퍼링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테이퍼링이 모든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부정적인 결과가 신흥국에서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메랑 효과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테이퍼링은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낙관했다. 김 총재는 중국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면서 2012년에 이어 지난해 중국 성장률도 7.7%로 다른 신흥국보다 높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는 "문제는 성장의 양보다 질"이라며 "중국 지도부가 경제를 잘 관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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