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인도 여야 '소 싸움'

야당 후보 '보호구역 조성 소 기반 경제 육성'…소고기 수출 여당과 대립각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한국에서 창조경제가 논란이 됐다면 인도에서는 '소 기반 경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인도 언론매체 비즈니스 스탠더드에 따르면 야당 인도국민당(BJP)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후보는 지난해 12월 구자라트주의 마하트마 간디 탄생지에서 가까운 곳에 소 1만여마리를 위한 보호구역을 조성해 '소 기반 경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구자라트는 현재 모디 후보가 주지사로 활동하는 지역이다.

머리가 빨간색과 노란색 헝겊 끈으로 치장된 소가 인도 뉴델리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구자라트주 소보호위원회는 소 보호구역을 조성할 800~900㏊ 부지를 아라비아해 연안도시인 포르반다르 인근에 이미 구입했고 타당성을 조사할 용역을 맡겼다고 발표했다. 구자라트주 소보호위원회는 "소 기반 경제육성이 보호구역 조성의 주요 목적"이라며 "유제품과 소똥ㆍ소오줌으로 만든 비료 등 제품을 대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 배설물을 처리해 비료를 만들면 요소를 비롯한 비료의 수입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구역이 조성되면 바이오비료와 바이오살충제도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얼핏 듣기에 별난 구상일 뿐인 이 프로젝트가 4월 말 시작되는 총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소를 둘러싼 논의의 한 갈래라며 여기에는 인도 소의 생사와 힌두교도의 소 숭배 문화, 인도의 소고기 수출 산업, 그리고 총선이 걸려 있다고 설명했다. 소 보호 여부는 인도에서 시끄러운 논란을 일으키는 정치적인 쟁점이다. 인도의 많은 유권자는 종교와 카스트에 따라 후보를 찍는다. 인도의 12억 인구 중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도는 8억2800만명으로 약 70%를 차지한다. 인도에는 1억7700만명의 무슬림이 거주하고 이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지만 소고기는 즐긴다. 소 사육과 도축, 우육 생산ㆍ수출은 무슬림이 장악하고 있다. 모디 후보가 이끄는 BJP는 힌두국가주의를 내걸고 있다. 모디 후보는 지난해 8월 국민회의당(NCP) 정부가 소고기 수출을 장려하면서 '핑크 혁명'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난드 샤르마 상무장관은 "정확하지 않고 자극적이며 오도하는 발언"이라고 맞받아쳤다. 인도는 지난해 소고기를 180만t 수출했고 이 규모는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라고 미국 농무부는 추정했다. 소고기 수출 금액은 2011년 6월 마감한 회계연도에 190억달러였다가 2년 뒤인 2013회계연도에는 320억달러로 급증했다고 인도 농가공식품수출청(APEDA)은 집계했다. FT는 모디 후보가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하면 소고기 수출에 칼을 댈 것이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FT는 하지만 소고기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모디가 집권하더라도 이 수익성 좋은 수출산업에는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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