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탈퇴로 노사정위가 4년 만에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노사정의 공식적인 대화 채널이 사실상 무력화 된 것이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과제들에 대한 사회적 대화가 전면 중단됨에 따라 산적한 노동 현안 처리도 줄줄이 멈춰설 전망이다. 한국노총은 23일 오후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 진입에 대한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면서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기 전까지 노사정위 탈퇴는 물론 정부와의 대화를 일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불참을 결정함에 따라 노사정위에 노동계가 모두 빠지게 됐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여러 차례 탈퇴와 합류를 반복해 왔지만 2009년 12월 이후에는 비어 있는 노동계 자리를 채워왔다.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불참으로 현재 노사정위에서 논의하고 있던 회의체도 잠정 중단된다.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일자리 위원회 등 노사정위의 의제별 위원회 3개가 모두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현재 노사정위에서 논의 중인 회의체를 멈추는 수준이지만 노동계가 모두 빠져 나갔다는 상징성이 큰 만큼 향후 노사정 공식적 대화 채널로서 노사정위의 정체성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노동계와 정부, 기업의 공식적인 대화 창구가 모두 닫히면서 노사정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현안들도 표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임금 체계 개선, 정년 60세 법제화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 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에 대한 논의도 모두 멈추게 됐다. 노동 현안 논의가 지연될 경우 내년 전국 각 사업장에서 진행될 임금ㆍ단체 협상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결국 노동계의 전면적인 춘투(春鬪)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협상과 대화를 통해 윈윈할 수 있는 타협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타협과 협상의 여지없이 원칙만 고수하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 더 큰 갈등을 키워나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위원회 파행을 막기 위해 공익위원 중심으로 회의체별 쟁점을 모아나가고 대안을 마련하는 등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국노총의 참여를 독려하고 다시 참여할 경우 신속히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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