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오는 26일(현지시간)은 중국에서 '국부(國父)'로 추앙 받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이 탄생한 지 120주년 되는 날이다. 중국에서는 요즘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황금만능주의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있다. '만인평등'에 대해 강조한 마오 시대의 향수가 살아나면서 마오 숭배열풍이 번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이에 마오의 고향 후난성(湖南省) 샹탄(湘潭)은 관광객들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가 하면 제작비 1억위안(약 173억원)이나 투입된 마오 황금좌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지난 17일 사상 처음으로 마오 기념 전시회가 열렸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과도한 좌파 이미지를 경계하면서 마오가 주창한 '군중노선'과 '자아비판' 캠페인을 강조하는 식으로 공직 기강을 바로잡고 인민의 신뢰를 얻으려 애쓰고 있다. 한편으로는 사회·정치·경제 전반에서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며 마오와 완전히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마오 탄생 120주년을 맞아 '마오앓이'에 빠진 중국의 현실과 그 배경에 대해 짚어보고 현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도 진단한다. 오는 26일 마오쩌둥 중국 전 국가주석의 탄생 120주년을 맞아 중국은 지금 축제 분위기다.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최근 마오의 고향 후난성을 방문한 가운데 탄생 기념행사를 "장중하면서도 소박하게 치르라"고 지시했지만 '국부'로 추앙 받는 마오를 향한 중국인들의 추모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현재 통용되고 있는 중국의 모든 지폐에서 마오 얼굴을 볼 수 있다. 이것만 봐도 중국인들이 마오를 얼마나 숭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중국의 얼굴이자 상징이랄 수 있는 톈안먼(天安門) 앞 광장은 마오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사진 찍으려 몰려드는 중국인들로 항상 붐빈다. 톈안먼 성루 정문에 걸린 마오의 초상화는 1949년 신중국 창건 이후 지금까지 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마오는 문화대혁명(1966~1976년) 당시 대대적인 숙청작업으로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건설한 국부이자 혁명가로 여전히 중국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마오의 고향인 후난성 샹탄은 마오 탄생 120주년 기념사업에 총 37억위안(약 6466억원)의 예산을 책정해놓고 12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샹탄시 샤오산(韶山)에서는 마오 탄생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중국이 낳은 마오쩌둥'이란 제목의 대형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마오의 생가가 있는 사오산은 중국인 수백만명이 방문한 덕에 마을 전체가 짭짤한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다.광둥성(廣東省) 선전(深?)에는 높이 82㎝, 무게 50㎏의 거대한 마오 황금좌상이 등장했다. 예술가 20명이 황금과 백옥으로 8개월 동안 매달려 만든 것이다. 제작비로 1억위안이 투입됐다. 황금좌상은 샤오산 마오쩌둥기념관에 전시될 예정이다.마오의 탄생 기념 이벤트는 그의 고향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우정국은 마오 탄생 120주년을 맞아 지난달 16일 기념 우표를 발행했다. 우표는 발행 사흘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마오가 우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44년부터다. 1968년 발행된 마오 우표는 경매에서 100만달러(약 10억6100만원) 이상에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베이징(北京)국가회의센터에서는 지난 14~18일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 기념 서화전이 열렸다. 중국국가박물관은 주요 혁명기념관들과 공동으로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을 맞아 '모공보정(毛公寶鼎)'이라는 이름의 정(鼎·다리가 달린 솥)을 제작했다. 정(鼎)은 중국 고대국가에서 왕의 권위를 상징하던 것이다. 이번에 만든 정은 중국 사회주의 정권 수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마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함이다.상하이(上海) 시당국은 마오가 1920년 5~7월 살면서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연구한 안이루(安義路)의 낡은 2층집을 26일 일반에 특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마오 탄생 기념 공연들이 쏟아지면서 마오를 닮은 중년 여배우가 큰 인기를 누리는가 하면 마오의 일대기를 담은 만화영화도 제작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서방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12월25일을 성탄절 공휴일로 지정한 것처럼 요즘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12월26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마오의 탄생일을 기념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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