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FX사업 논란]③구입보다 비싼 운용유지비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전투기는 운용유지비가 중요하다. 도입이후 연료비, 인건비, 부품비, 수리비용 등을 감안하면 기체도입가격보다 운영비가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보통 30년간 운용할 경우 도입가 격의 2∼3배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이때문에 FX 사업을 추진 중인 방위사업청은 당초 운용 유지비에 해당하는 수명주기 비용에 대해 30%의 항목별 가중치를 적용했다. 운용 유지비를 협상 지렛대 삼아 예산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비용보다 중요한 건 유지비용= 우리 공군이 운영 중인 F-15K의 운영 유지비는 연간 1000억∼2000억원으로, 고성능 스텔스기인 F-35A는 이보다 더 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공군 내부에서도 자칫 '돈 먹는 하마'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지난 17일 미국 랜드연구소도 보고서를 통해 "실전 상황이 아닌 상황에서 분석했다"고 전제하며 " 록히드 마틴의 통합타격전투기(JSF) F-35를 미 공군과 해군, 해병에 일괄 도입할 예정이지만 각 군에 별도 기종을 도입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F-35가 수명주기비용(LCC)평가에서 더 낮은 평가를 받았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고서는 공통 기체에서 3가지 기체를 변형 생산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국방부의 F-35 통합타격전투기 사업이 고비용무기도입체계라고 지적했다. 또 도입부 터 장기보수까지 F-35의 수명주기비용은 1조5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내놓았다.이 보고서대로라면 미국은 F-35를 2443대 도입할 예정이고 수명주기비용은 1조 5000억원가 소요된다. 1대당 6억 1400만달러(6447억원)가량이 들어간다. 한국이 40대를 들여온다면 한국도 연간 8600억원을 유지운영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F-35의 유지비용에 대한 논란은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미 의회 회계감사원(GAO)이 미 국방부 제출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2011년 F-35 개발보고서'에 따르면 1대당 연간 운용유지비를 2001년 180만 달러로 계획했으나, 개발 10년 만에 3배인 520만 달러로 급증했다고 평가했다.
획득비와 함께 차기전투기(F-X)의 총수명주기비용을 구성하는 30년간 운영유지비는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한 F-35 스텔스기가 가장 비싼 셈이다. 특히 성능개량을 할 때도 F-35는 소 스코드를 전혀 제공하지 않아, 가장 불리한 것으로 드러났다.이어 미 GAO는 '2013년 F-35 개발보고서'에서 "획득 이후 F-35 운영유지비는 감당이 어려운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향후 30년간 소요 운영유지비는 1조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 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2443대를 구매하는 획득비로는 3342억 달러를 예상했다.이어 보고서는 "F-35는 (F-16, F/A-18 등과 같은) 대체 기종보다 약 60% 정도 운영유지비가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연간 예산액, 획득비, 운영유지비를 얼마나 낮추느냐에 따 라 F-35의 최종 획득수량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잉사 제작 F-15SE와 유럽 EADS사 유로파이터의 운영유지비는 F-35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각국의 전투기 출격 횟수 등 운영 개념이 다르고, 산정기준이 차이가 있 어 운영유지비를 동일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아직 시제기가 없는 F-15SE의 경우 1대당 연간 20여억원 지출되는 F-15K로 유추해볼 수 있다. 공군 관계자는 "F-15K 60대를 운영하려면 연료를 제외한 수리부속품 등의 운영유지비 가 연간 1200억~1300억원 정도 필요하다"며 "1대당 20억~22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유로파이터의 운영유지비는 F-35의 절반 정도로 추산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세계적인 군사정보 컨설팅업체인 IHS Jane's 컨설팅사는 전투기 비행시간당 비용에 대해 F-35A는 2만1000~3만1000 달러, 유로파이터는 8200~1만8000 달러라고 산정했다.
▲부품의 품질과 비용은 괜찮나= F-35A는 대당 가격이 2600억원이 넘어 호주, 캐나다, 터키 등이 비공식적으로 구매를 취소했고 덴마크와 미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등은 도 입 대수를 축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문 생산대수가 줄어들어 줄면서 부품비용도 그만큼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국방부조차도 제품품질에 대해 의문점을 제시했다. 지난 10월 미국 국방부는 미국 차세대 주력 전투기인 F-35가 제작 과정의 품질관리에 많은 문제가 있어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방부 감찰관은 보고서를 통해 F-35A의 설계와 제조 분야에서 363가지 문제점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이 기종의 생산을 주도하는 록히드마틴과 협력사 5곳의 부실한 품질경영을 비판하고, 그런 경영관리가 F-35의 신뢰성·성능·비용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보고서는 F-35 생산 프로젝트와 제조사를 감독하는 당국이 엄격한 품질보증 작업을 하지 못했다며 소프트웨어 관리를 포함한 많은 단점이 앞으로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 고했다. 특히 미국 당국은 그동안 컴퓨터 작업으로 F-35가 혹시 가질 수 있는 기술적 장애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동시 운전 훈련'(concurrency)을 적용하겠다는 구상을 가져왔다. 성능 확인 등을 위한 완벽한 시험비행이 끝나기 이전에라도 생산을 개시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번에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이 협력사들의 작업 품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확인하는 것으로 동시 운전 훈련에 경고음을 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F-35 프로젝트를 맡은 당국은 이번 보고서가 권고한 343가지 시정 대상 가운데 269가지는 이미 이행되고 74가지는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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