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고려대 주현우 학생이 코레일 노조파업 참가자 직위해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을 규탄하며 학내에 붙인 ‘안녕들하십니까’ 자보가 전국 대학가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각자의 자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나누는 공간인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cantbeokay)에서는 ‘좋아요'를 클릭한 인원이 21만명을 넘었다.16일 오전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를 ‘좋아요’한 사람들의 숫자는 21만8809명이었다. 이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전국 대학 캠퍼스에 붙은 60여건의 자보 사진과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자신이 안녕치 못한 이유를 써서 촬영한 80여건의 포토서명이 올라왔다. 이곳에서 많은 네티즌은 각자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댓글을 통해 응원과 공감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대부분의 자보는 철도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직위해제와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규탄, 대학에서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반성 등을 담고 있다.특히 효성고등학교 3학년생 정현석군이 작성한 자보는 1만5000여건의 ‘좋아요’와 500여개의 댓글이 달려 가장 많은 호응을 얻었다. 정군은 자보를 통해 “전국의 고등학생 여러분은 지금 안녕하십니까”라며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우리의 권리조차 무관심하게 만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요구하지 않으니 정작 학생을 위한 정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라고 토로했다.지난 14일 자보 ‘안녕들하십니까’에 호응하는 대학생 200여명은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모여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밀양지역 송전탑 경과지 마을 주민 고(故) 유한숙씨의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뒤 서울역에 열리는 철도 민영화 반대 촛불 집회에 합류했다.반면 대학가 게시판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노골적인 불편함’을 드러내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15일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는 ‘안녕들하십니까’ 자보를 잇따라 훼손한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서강대, 고려대에 붙은 자보를 훼손한 뒤 손가락으로 인증 표시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 게시판에 자보를 찢은 학생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자 문제의 사진과 글을 올렸다고 주장하는 한 고려대 학생이 15일 새벽 고파스에 공개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자유대학생연합은 15일 페이스북에서 자신들이 써준 반대 대자보를 실명으로 대신 붙일 대학생을 공개 모집해 ‘대필’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요즘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대학가의 선동형 대자보에 자신의 실명과 소속을 당당히 밝히고 대자보를 붙일 수 있는 분들을 모십니다. 대자보에 쓰일 글은 자유대학생연합에서 치밀한 고증하에 학술적으로 논리적으로 작성하여 줄 것이며, 자신만의 의견을 적을 수 있도록 하단에 빈칸을 남겨드리겠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15일 경북대에는 대학생들의 ‘안녕들하십니까’에 대해 반박하는 ‘경영학부 09학번 박모씨’ 명의의 익명 자보가 붙었다. 박씨는 "철도노조파업을 지지 안 하고, 밀양송전탑 건설에 찬성하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하면 깨어 있지 못한 대학생 취급을 받는다"며 "사회문제에 무관심하면 깨어 있지 못한 대학생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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