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졸 여성이 고용증가 견인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30대 여성의 고용률이 통계를 작성한 198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혼, 육아 등을 이유로 일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여성이 많은 연령층인 만큼 이번 결과가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고용노동부는 "경력단절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4일 고용노동부는 '최근 여성동향 특징' 자료를 내놓고 올 1월부터 10월까지 30대 여성의 평균 고용률은 55.4%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력단절이 주로 발생하는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해를 거듭할수록 개선되는 양상이다. 2002년 52.6%였던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2008년 54.8%로 올랐고 2011년 53.5%로 다소 주춤했다가 올해 55.4%로 최고치를 찍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고용률이 1.1%포인트 올랐고 취업자도 3만1000명 늘었다. 손필훈 노동시장분석과장은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완화되는 특징이 보인다"며 "추세로 보면 폭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여성의 고용증가현상은 주로 4년제 대졸 여성들이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1~10월까지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은 평균 61.7%로 전년 대비 1.3%포인트나 늘었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취업자도 전년 대비 15만명이나 늘어 다른 학력계층보다 고용개선 상황이 늘고 있다. 손 과장은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매년 높게 나타나고 있어 향후 노동시장의 변화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보건복지로 전년 대비 10만2000명 늘었다. 숙박음식점업(2만2000명), 공공행정(1만5000명)이 뒤를 이었다. 손 과장은 "보건복지분야의 노동증가는 일자리 수요 측면에서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취업자는 주로 임금근로자, 특히 상용직 근로자 위주로 늘었다. 올 10월 기준 여성 상용직은 전년 동월 대비 28만1000명 늘어난 반면 임시·일용직은 5만7000명가량 줄었다. 직종별로도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전년 동월 대비 12만3000명 늘었다. 이 직종은 30~40대 여성에서 크게 증가했다. 한마디로 30대 여성 중심의 양질의 좋은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고용부는 고용률 70% 달성의 핵심과제인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이러한 추세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 과장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도 개선세를 계속 끌고가는 동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흥 고용정책실장 역시 이날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질 낮은' 일자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설명을 보탰다. 이 실장은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임금이 낮다는 지적이 있다"며 "임금은 업종별로 차이가 있고 시간선택제도 업종별 임금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직자 역시 경력단절 후 노동시장에 나오다 보니 비슷한 연배의 근로자들보다는 임금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원칙적으로 4대 보험을 지원하고 복리후생 등에서 전일제와 차별이 없기 때문에 괜찮은 일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전일제로 전환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간선택제와 전일제 근로자 간 수요와 조건이 맞을 때는 전환될 수 있는 길이 있다"면서 "시간선택제 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정보제공, 기회부여, 기업의 노력의무 등의 부분을 같이 언급할지 충분히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일제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이 여의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러 제도가 있으나 활용도가 높지 않아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향후 법 제정 시 대상과 요건을 구체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일제 일자리를 반으로 쪼개 나누거나 청년 일자리와 겹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거듭 해명했다. 이 실장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기존 일자리를 둘로 쪼개는 방식이 아니라 장시간 근로를 줄여 신규인력 수요를 창출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숨어 있는 일자리를 발굴해 시간선택제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청년이 가야 하는 전일제 일자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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