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TPP 불똥 자동차株 발목잡나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구채은 기자] 자동차 주식이 살아날 수 있을까. '엔저'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라는 이중고를 만난 현대ㆍ기아자동차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좋을 게 없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저가매수 기회란 의견도 나왔다.당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부정론이다. 민상일 흥국증권 센터장은 4일 "상반기에도 글로벌 펀드들이 현대차를 팔고 도요타를 사는 흐름에 도요타는 강세를 보인 반면 현대차는 급락하는 모습이었다"며 "지금 엔화는 떨어졌고 원화는 이렇게 막혀있는 상황에서 엔·원 환율이 100엔당 1030원대가 깨지면 상반기보다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다 TPP까지 영향을 주면 실적도 생각보다 부진한 것이 결합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큰 손들의 움직임도 일단 소나기는 피하자는 모습이었다. 지난 2일 원ㆍ엔 환율이 1027원까지 떨어지며 5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3일 TPP 참여소식이 들리면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앞다퉈 현대차와 기아차를 팔아치웠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외국인이 전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는 등 확연히 발을 빼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지난 3일 기아차가 5% 이상, 현대차가 4.21%나 급락했다.반면 국내 자동차 주식을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미국판매 회복에 주목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 하락은 과도했다고 본다"며 저가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큰 폭으로 증가했다. 양사 합산 11월 미국판매는 10만1416대로 시장점유율은 8.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월 8.3%에 비해선 하락했지만 지난 10월 7.7%보다는 큰 폭으로 회복한 수치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도 10월 0.6% 증가에서 11월 7.3%로 상승해 2012년 11월 9.1% 이후 최고였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신형을 시작으로 한 신차사이클 도래로 외형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란데 기대를 거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네시스 신차가 출시되면서 현대차는 5년여만에 신차사이클이 시작됐고,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 쏘렌토 후속 출시를 기점으로 신차사이클이 도래한다"며 "내년 현대차 520만대, 기아차 306만대로 올해 대비 각각 9.0%, 8.8%씩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환율 리스크에도 신차 출시를 통한 제품경쟁력으로 달러화 기준 ASP도 꾸준하게 상승, 견고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분석 덕인지 이날 장 초반, 기아차가 1%대 상승으로 반등 중이고, 현대차도 보합권에서 움직이며 전날 급락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민 센터장은 "현대차가 신차 기대감으로 주가가 빠지는 속도가 줄어들 수 있지만 일본이 엔화약세를 정책적으로 부양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기 어렵다며 "12월 판매와 내년 1,2월 판매까지 주의해서 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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