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7만7천명 '學暴피해경험'…사이버괴롭힘 증가세

학교폭력 피해응답건수 변화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초·중·고등학교 재학생 가운데 올 들어 최소한 한번 이상 학교폭력의 피해를 당한 학생은 7만7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폭력의 가해와 피해는 대부분이 학교 안에서 발생했으며 금품갈취나 이른바 '셔틀(강제심부름)’은 줄었지만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등은 여전했고 특히 사이버괴롭힘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교육부는 28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함께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실시한 20013년도 제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9일부터 10월18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약 454만명의 학생(406만명)과 초ㆍ중ㆍ고 학부모(89만8000명)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7만7000명이며 피해응답률은 1.9%로 파악됐다. 2012년 1차와 2차 조사(각각 12.3%, 8.5%), 2013년 1차 조사(2.2%)와 비교하면 하락추세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2.7%), 중학교(2.0%), 고등학교(0.9%) 순으로, 여학생(1.6%)에 비해 남학생(2.2%)의 피해응답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유형 응답건수(중복응답)는 16만1000건으로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폭행ㆍ감금 , 사이버 괴롭힘 순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이 낮을수록 집단따돌림 비중이, 학교급이 높을수록 강제심부름, 폭행ㆍ감금의 비중이 높았으며 중학생은 금품갈취, 사이버 괴롭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주로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학교 일과시간 중(63.6%)에 교실 등 학교 안(71.6%)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비율은 2012년 2차 5.7%에서 2013년 1차 7.2%, 2차 7.9%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16.4%)이 남학생(2.2%)에 비해 사이버 공간 피해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중학생의 사이버 공간 피해 비율(9.9%)이 가장 높았다.피해 응답자 중 5만5000명의 학생(71.6%)이 힘들었다고 응답했으며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힘들었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집단따돌림(83.8%), 사이버 괴롭힘(82.3%), 스토킹(79.7%)의 경우, 피해학생의 정서적 고통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다른 학생을 학교폭력 등으로 괴롭힌 적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3만8000명이며, 가해응답률은 1.0%로 2012년 2차(4.1%), 2013년 1차(1.1%) 등 감소추세를 이어갔다. 가해학생의 24.4%(9000명)는 피해경험도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다른 학생을 괴롭힌 주된 이유는 '장난으로(29.7%)’ > '피해학생이 맘에 안 들어서(23.9%)’ >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16.8%) > '특별한 이유 없다(10.2%)’ > '화풀이ㆍ스트레스(4.3%)’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을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37만7000명, 목격응답률은 9.4%로 2013년 1차 조사 7.6%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학부모 89만8000명 중 49.4%(44만3000명)가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주로 TV, 신문 등(40.4%), 주위 사람(25.2%), 학부모 연수 등 학교(16.9%), 자녀(16.6%) 등을 통해 학교폭력에 대해 알게 됐으며 33.4%(30만명)의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학부모들은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인터넷 등 대중매체(34.4%)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응답했으며 경쟁적 학교문화, 학업스트레스(17.0%) > 가정환경(13.7%) > 나쁜 친구(12.9%) > 사회적 분위기(12.3%) > 가해학생 인성이 나빠서(9.7%) 등이 뒤를 이었다.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서 유형별 비중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 사이버폭력과,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언어폭력, 집단따돌림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사이버폭력에 대한 교원 및 학부모의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한 연수 및 교육을 강화하고, '건전한 인터넷 이용 캠페인' 등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지속적인 언어문화개선, 교우관계 회복기간제 모델 마련 및 시범운영, 피해학생 전담지원기관 조기 구축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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