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협동 공동체 '관광 두레' '주민 자발성이 성패'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관광두레'사업은 주민주도형 관광사업 경영공동체 운동이다. 현재 관광두레사업은 시범적으로 경기 양평군(도시근교형), 강원 양구군(접경지역형), 충북 제천(내륙형), 전북 부안군(해안형), 경북 청송군(산악형) 등 5개 지역에서 펼쳐져 수많은 지자체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관광두레기업은 ▲ 양평의 경우 수미마을 영농조합·양평관광협동조합· 양평 카누연맹 등 9개 기업 ▲ 양구, 약수산채영농조합· DMZ 펀치볼 둘레길 법인 등 8개 기업 ▲ 제천, 자작문화예술협동조합·산야초마을 등 8개 기업 ▲ 청송, 전통공예사업단· 우리음식연구회 등 6개 기업 ▲ 부안, 변산마실길· 유유마을 등 6개 기업으로 이뤄져 있다.관광두레기업은 지난 8월 자원 조사 및 후보지역 발굴, 9월 관광두레기업 선정, 10월 주민워크숍, 11월 사업기획 확정 등을 통해 점차 가시화되는 단계다. 관광두레기업이 기존 관광비즈니스와 차별적인 부분은 기존 인프라 조성 일변도에서 탈피, 먼저 주민이 주도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이를 창업화하는 형태다.즉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법인체를 만들어 지역 특색에 맞는 관광 아이템 및 숙박, 식음, 기념품, 여행 알선, 체험, 운송, 오락, 휴양 등 관광사업을 영위해 일자리와 창업, 소득 창출을 동시에 꾀하기 위한 사업이다. 현재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관광두레 기획자(PD) 활동 지원, 지역진단, 멘토링, 모니터링과 평가 등 사업을 주관하고 한국관광공사가 홍보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과거와 보조금을 일시에 퍼붇거나 시설 등 인프라 조성에 집중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현재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두레사업자들은 직접 사업계획서를 작성 중이다. 이달 내로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내년초 마을기업 혹은 협동조합 방식의 경영체를 구성, 본격적인 관광사업을 펼치게 된다. 김성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민 주도형 관광사업체가 자립 발전하기 위해서는 참여 주민들의 기업가 정신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 정립이 필수적"이라며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 등을 하지 않는 이유는 관광기업 운영이 실패할 경우 후유증이 더 심각하고 주민들의 자립적 기반을 해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성공적인 관광두레기업 모델들이 속속 발굴됨에 따라 이를 전파,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전남 신안군 증도의 주민여행사 '길벗', 경기 남양주시 능내리의 '물빛 자전거세상', 경북 군위군 화본리의 '화본마을 운영위원회', 경북 문경의 '문경산채비빔밥', 강원 인제군 용대리의 '용대향토기업' 등은 성공 사례로 꼽힌다. 그중에서 지난 96년 창업한 용대향토기업의 경우 지난해 매출 16억원, 수익 3억원을 달성해 마을 어린이도서관 및 자녀들 방과 후 학습 등에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직원 18명을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태권 산야초마을 대표.

2003년 창업, 10년째를 맞이한 제천 산야초마을의 경우도 총 14명의 마을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정착시켰다. 조합이 꾸려지던 당시만 해도 제천에서 하루 네번씩 지역 버스를 운행할 정도로 오지 중의 오지로 길조차 변변치 못한 동네였다. 그러나 약초 재배 농민들은 조합을 결성해 각종 농사체험 및 약초상품 개발, 약초 공동 구매 및 공동 판매, 약초 관련 음식 및 숙박 등을 병행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본, 중국, 대만 등을 포함해 매년 2000여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산야초마을에서 개발한 샴푸 등 각종 화장품 등은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상품은 의류, 화장품, 약초 등 20여종에 이른다.김태권 산야초마을 대표(사진, 49)는 "그동안 숙박동, 연구동, 판매동, 식당 및 저장고 등 시설을 갖추고 부지를 마련하는데 외부 차입이 발생했으나 지난해부터 이를 완전히 청산하고 자립하게 됐다"며 "조합원들도 출자비의 수십배씩 이익을 얻었고 일부 조합원은 자녀들에게 지분을 승계, 떠난 이들이 돌아오는 마을로 변모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동과 소통, 자립을 강조하는 두레기업들이 속속 성공하고, 적극적인 모델 발굴 및 전파가 이뤄지면서 관광비즈니스의 새로운 가능성도 확인되고 있다. 이에 김 호흡과 관심,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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