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생산자 물가가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생산자 물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표상 저물가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생산자 물가지수' 집계결과 10월 생산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0.5% 하락한 이후 13개월 연속 내림세다. 생산자 물가가 이렇게 오랜 기간 하락세를 보이는 건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다. 2001년 7월부터 이듬해 8월 사이 생산자 물가는 14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현재의 추세라면 이 기록도 곧 깨질 가능성이 있다. 10월 중 생산자 물가의 하락폭이 가장 큰 건 농림수산품(-6.8%)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10월까지 농산물 값이 고공행진을 했지만, 올해는 큰 기상이변이 없었고 작황도 좋아 전반적인 농림수산품의 값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배추(-50.5%)와 무(-47.1%), 파(-45.4%) 등 김장 재료로 쓰이는 채소값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으로 수요가 위축돼 고등어(-27.9%)와 김(-23.0%), 갈치(-15.6%) 등 수산물 시세도 크게 떨어졌다.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줄어 공산품(-2.5%) 가격도 하락했다. 경유·휘발유 등 석탄·석유제품(-7.4%)과 금괴·세금선 등 제1차금속제품(-5.7%)의 낙폭이 컸다. 반면 서비스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올랐고, 전력·가스·수도 요금도 4.5% 상승했다.같은 기간 국내출하·수입품의 가공단계별 물가를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1년 사이 2.9% 떨어졌다. 원재료(-5.0%)와 중간재(-3.4%)의 하락폭이 컸다. 또 국내출하제품과 수출품의 가격변동을 보여주는 총산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낮았다. 국내출하분은 1.4%, 수출품은 4.8% 값이 떨어졌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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