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이주현 학생의 ‘새 사랑’이 생태보호 활동으로 이어져"[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새를 사랑하는 한 대학생이 군복무 중 휴가 때마다 전남대학교를 방문해 캠퍼스 곳곳에서 새들을 관찰, 이를 서식지·종별로 구분한 ‘전남대 생태지도’를 완성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전남대 생명과학기술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주현 군. 어렸을 때부터 새를 좋아하고, 탐조활동이 취미였던 이 군은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살고 있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 캠퍼스 내 조류 관찰을 시작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이 군이 발견한 새는 8목 23과 45종으로 텃새 24종, 여름철새 8종, 나그네새 7종, 겨울철새 6종이다.
이주현 학생
이 중 참새, 직박구리, 까치, 붉은머리오목눈이, 멧비둘기와 같은 도시형 조류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으며, 원앙, 울새, 노랑딱새, 큰유리새, 흰눈썹황금새, 꾀꼬리 등 천연기념물과 도시에서 보기 드문 조류들도 찾았다. 이 군은 “도심 한 가운데 자리한 대학 캠퍼스에 생각보다 다양한 조류들이 서식하고 있었다”며 “이는 전남대의 생태환경이 그만큼 건강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류들의 주요 서식지도 꼼꼼하게 관찰했다. 농업생명과학대학 4호관 앞, 사회과학대학 인근 수풀, 인공호수 용지 주변, 정보전산원 옆 동산 등 캠퍼스 내에서도 녹지가 많은 곳에 새들이 모여 사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종다양도 지수와 밀도 지수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군은 1년간의 관찰내용을 종합해 분석하고, 전남대 생물학과 성하철 교수의 도움을 받아 포스트 자료를 완성, 지난 10월 열린 제7회 국제철새심포지엄과 한국조류학회에 이를 발표해 학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우선 이 군이 아직 조류학 전공을 시작하지 않은 학부 학생임에도 새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1,000만㎡가 넘는 거대한 캠퍼스에서 조그마한 조류들을 관찰해 생태지도를 완성한 그의 열정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조류 전문가이자 이 논문을 지도한 성하철 교수는 “새의 작은 발자국을 쫓고, 작은 숨소리까지도 귀담아 듣는 이 군의 새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다”며 “그 마음이 좋은 연구로 이어졌고, 조류들의 귀한 생명과 생태계를 지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자칭 ‘꿈꾸는 젊은 생태학자’인 이 군은 시간만 나면 새를 찾아 길을 떠나며 새의 아름다운 자태를 카메라에 담는다. 또 조류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새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birdscholar3)를 통해 ‘이주현의 독수리_독특하고 수려한 새와 생명 이야기’라는 새에 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군은 자신의 연구활동이 본인의 만족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을 공유하고 생태 보호에 동참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군은 “새는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로서 그 지역의 생태적 건강성을 파악하는 지표종의 가치가 있다”며 “전남대 또한 캠퍼스 내의 장기적인 생태연구와 조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학교 측에 자신이 직접 만든 ‘전남대 생태지도’를 전달한 것도 이 때문. 그는 대학 구성원들이 교내에 서식하는 조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녹지공간 보호에 더욱 신경 써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노해섭 기자 noga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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