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이 만든 참 기묘한 회의방식...메모회의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낭비를 없애는 카를 곤 닛산 자동차 CEO의 회의 방식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메모회의’로 통한다.일본의 경제매체 산케이비즈는 11일 곤 CEO의 취임이후 회의방식과 회의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며 이같이 소개했다.산케이비즈는 일본에서 회의는 지루하고 비생산적이며, 많은 시간을 들였는데도 상층부의 의향에 따라 예정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물론, 회의록을 회람하면 각 부서에서 나온 수정 지시 탓에 회의 결정사항과 회의록이 달라 실행력을 감소시키는 경우가 많다면서 실적이 부진하던 닛산 시절에도 그랬다고 설명했다.그러나 곤은 취임 이후 구조조정과 합리화 등을 대담한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회의 방법’을 개발할 것을 지시한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곤의 지시로 탄생한 회의방법이 ‘V-up’이다. 한마디로 메모회의이다.이에 따라 닛산은 회의를 하되 회의록을 만들지 않고 메모만 적는다. 우선, 회사가 사전에 회의 주제와 목적을 고지하고, 회의 참석자들은 자기의 생각을 메모지에 직접 손으로 짧게 적어 흰종이(모조지)에 붙인 다음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다.직접 쓴 의견을 담은 종이 수십장의 사진 자료는 회의 종료 후 곧바로 관계자에게 전달되고 이것이 회의록을 대신한다.산케이비즈는 사진을 보면,회의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회의 과정과 어떤 의견이 나왔는지 파악할 수 있으며, 나중에 수정할 수 없어 중구 난방의 결론도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산케이는 메모회의 방식은 참석자들이 상대방의 시각을 강하게 의식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의 회의는 내용이 중복되기 쉽고 참석자들은 자기 의견을 솔직히 말하지 시간과 노력의 손실을 초래했다.반면,닛산 식의 회의는 메모에 맞게 간단히 써야 하는 만큼 회의 참석자는 아이디어를 미리 구상하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해야 하며, 결국 불필요한 이야기?? 나 주제에서 벗어난 의견은 나오지 않는다고 산케이비즈는 전했다. 논의를 철저하고 깊이 해 당일 시작해 당일 결론이 나온다는 게 장점이다. 게다가 메모에는 이름을 쓰지 않아 부서와 직함에 관계없이 회의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발언하고 제안할 수 있다. 의사결정자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회의 끝에 얼굴만 내밀고 결론에 대해 진행여부만 판단할 뿐이라고 산케이 비즈는 덧붙였다.산케이 비즈는 ‘V-up’을 시작한 지 약 10년 동안 회의에서 결론이 나와 실행에 옮겨진 안건이 3만여건으로 회사 추산으로 300억엔의 효과가 있으며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것도 합치면 그 효과는 몇배에 이른다고 전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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