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했던 자금, 신흥국으로 귀환

9·10월 1080억달러 채권 발행…투자심리 회복에 국채 금리 하락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 5월 미국의 출구전략 시사 이후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간 해외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두 달 간 신흥국들이 발행한 국채와 회사채 규모는 1080억달러(약 114조5000억원)다. 이달 들어 지금까지 60억달러의 채권이 신흥시장에서 발행됐다. 이에 따라 올해 신흥국 발행 국채·회사채 규모는 4390억달러를 기록할 듯하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특히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신흥국 기업은 그 동안 미뤄온 회사채 발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신흥국 기업들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2360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전체 발행 규모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올해 신흥국의 회사채 발행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신흥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지난 9월까지 가파르게 오른 이머징 국가들의 국채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아시아 신흥국의 5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평균 0.57%포인트 떨어졌다. 한때 8.1%까지 치솟았던 인도네시아 5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7.2%까지 하락했다. 10%를 넘었던 2년 만기 터키 국채금리도 최근 7.61%까지 내려갔다.글로벌 자금이 돌아오는 것은 채권 시장만이 아니다. 신흥국 주식시장으로도 투자자금이 빠르게 복귀하고 있다. 일례로 해외 자금 이탈로 주가 급락과 루피화 가치 하락에 허덕이던 인도 금융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인도 증시의 센섹스 지수는 최근 3개월 사이 10% 이상 오르며 아시아 증시에서 최고 실적을 보였다. 센섹스는 지난 1일 2만1196.81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끝없이 추락하던 루피화 가치도 8월 이후 6% 이상 상승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지난 9월 초 최저점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5.6% 상승했다.신흥국 금융시장의 상승세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신흥국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약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가시화할 경우 제2의 위기도 올 수 있다는 것이다.미츠비시UFJ 경제연구소의 브렌단 브라운 대표는 "신흥국 금융시장의 악재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가속화할 경우 이머징 마켓 자산버블이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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