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도시락배달 봉사자부터 가정주부까지 주민소통 민원실장 70여명 활약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5일 동작구민 10명은 동작구청에서 특별한 위촉장을 받았다. 바로 ‘구민소통 민원실장’구민소통 민원실장은 주민이 직접 ‘일일 민원실장’이 돼 구청을 방문하는 민원인을 상담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말한다.
문충실 동작구청장
동작구(구청장 문충실)는 올 1월 지역주민 8명이 민원실장으로 임명된 이래로 현재까지 총 7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일일 민원실장은 수많은 민원 중에서도 까다롭기로 손꼽히는 구청장 면담 민원을 담당한다.이 과정에서 타당성 있는 민원에 대해서는 해당 부서장에게 민원수용 권고가 가능하며, 주민여론을 수렴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다양한 역할까지 포함하고 있다.일일 민원실장은 구청 3층 구청장실 바로 앞에 위치한 직소 민원실에 주중 배치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 근무한다. 독거노인 도시락배달봉사자, 글쓰기 강사, 가정주부 등 우리 주변의 평범한 주민들이 그 주인공이다.구는 평소에 구정에 참여가 많은 통·반장이나 직능단체 회원은 가급적 제외, 구정에 관심이 많은 주민을 비롯 구정에 비판적인 주민, 민원을 제기했으나 수용되지 않은 주민들까지 포함시켰다.이번에 새로 위촉된 사당5동 주민 고복희 씨는 “비록 하루지만 우리 이웃 고민을 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민소통 민원실장이 직소민원실에서 내방 민원인 얘기를 듣고 있다.
또 흑석동에 거주하는 주부 정민숙 씨는 “주민들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그간 활동해온 일일 민원실장들은 단순한 생활고에 대한 호소에서부터 행정처분의 부당함에 대한 주장, 뉴타운 사업에 대한 반대민원 등 다양한 민원인을 만났고 중재했다.지난 3월 민원실장으로 참여한 노량진동 주민 여영희 씨는 “소음문제로 찾아온 민원인 부부가 크게 흥분해 난감했다”며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후 소음 담당부서에 안내해 문제를 해결한 점을 보람으로 꼽았다. 이어 “민원인이 직접 찾아오기 전에 충분한 설명이 있었다면 시간낭비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꼬집기도 했다.지난 4월 민원실장으로 근무한 상도동 주민 조명희 씨는 “미성년자 고용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민원인이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얘기하며 부탁할 때는 난감했다”며 “제도와 현실 간의 간극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월에 참여한 노량진동 주민 이동원 씨는 “소통은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느꼈다”며 “공무원들도 더욱 귀를 열고 또 이와 같은 기회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감사담당관 김덕순 주무관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민원을 일일 민원실장이 단시간에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하지만 일일 민원실장은 주민에게 직접 구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민원인 상담
구는 오는 14일에 그동안 민원실장으로 활동한 70여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건의사항을 듣고 주민 소통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토론도 할 예정이다. 구는 구민소통 민원실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더욱 다양한 주민들이 구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문충실 동작구청장은 “구민소통 민원실장은 관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주체가 돼 다양한 민원을 직접 살피고 소통하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구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주민들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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