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억울한 해경 간부’ 감찰 지시 따라 파면?

[아시아경제 노상래]서해해경청장-감사담당관 통화 녹취록 공개…“각본 따라 진행”“징계위원회 전에 사실 알았다…소청 기회 있어 소임 다했다” 주장<속보>“사건 무마 압력을 거부했다가 파면 당해 정말 억울하다”는 주장을 펼쳐 파문을 일으켰던 해양경찰 간부가 “해경 고위층이 자신을 각본에 의해 파면한 증거가 있다”며 녹취록을 공개하고 나섰다.목포해경에서 파면 결정된 해양경찰 간부 A씨는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파면 사실을 감지했다”며 “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A씨는 5일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목포해경 징계위원회가 상부의 지시에 따라 파면을 결정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목포해경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전인 9월 30일 오전 서해해경청장이 감사담당관과의 통화에서 “본청에서 다 내려줘 가지고 본청 지시로 하고 있거든요”라고 하는 보고 내용이 담겨져 있다.이는 “징계위원회 개최 여부가 본청 지시로 결정된 것은 없고 독자적으로 징계위원들이 5시간 동안 진지하게 A씨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결정한 것”이라던 목포해경 측의 해명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A씨는 이와 함께 “징계위원회가 열리기 4일 전 해경청 감사담당관인 B총경과의 통화에서 ‘파면되고 소청심사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 말을 듣고 억울하게 당할 수만 없어 9월 27일 비행기를 타고 해경청장을 찾아갔다”고 말했다.A씨는 “그날 바쁜 업무에 자리를 비운 청장님을 만나지 못했으나 나오는 길에 입구에서 청장님을 잠시 만나 위원회 연기를 요청했는데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을 이었다.그는 또 “해경청 관계자가 ‘나도 감찰담당관과 오전에 연락이 되지 않아 뭐라 할 말이 없다’며 ‘현재 소청이 진행 중이니 기다려 보자’는 말만 했다”고 밝혔다.A씨는 이어 “지난 8월 초 적발 보고한 낚시업자 B씨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 진행에 대해 창원해경서는 ‘당사자가 그러한 불법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해명할 뿐 3개월이 지난 현 시점까지 수사가 답보 상태로 있다”고 전했다.한편 A씨는 지난 8월 5일 창원해경서에 근무할 때 불법면세유 사용과 항만운송법을 위반한 낚시업자를 적발했으나, 이 사건 무마 청탁을 거부하고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뒤 파면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A씨는 “괘씸죄에 해당돼 파면됐다”고 주장해왔다.노상래 기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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