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의 골프영어산책] '카트, 트롤리, 버기?'

손으로 끄는 카트를 미국에서는 풀카트, 영국에서는 트롤리, 호주에서는 버기라고 부른다.

골프카트는 미국과 영국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서로 다르다. 국내 골퍼들로서는 골프카트, 또 전동카트를 왜 다르게 부르는지 헛갈리지만 어쩔 수 없다. 미국에서는 손으로 끄는 두 바퀴로 된 수레는 '핸드 카트(hand cart)', '풀 카트(pull cart)', '휠드 카트(wheeled cart)'다. 영국은 그러나 '트롤리(trolley)', 뉴질랜드는 '트런들러(trundler)', 호주에서는 '버기(buggy)'로 표현한다. 요즈음 영국 골프장 안내판에는 환경오염 방지차원에서 "트롤리를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건강에도 좋다(Using a trolley is economical and also good for health)"는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동력으로 움직이는 카트(cart)는 반면 '골프카트(golf cart), 골프 모빌(golf mobile), 가솔린 카트(gasoline cart), 가스 카트(gas cart), 일렉트릭 카트(electric cart), 배터리 카트(battery cart)' 등이다. 영국에서는 '버기(buggy)'다. 유모차는 '베이비 버기(baby buggy)'라고 한다.필자가 스코틀랜드에서 라운드를 하기 위해 미국식으로 "골프카트를 빌리는데 얼마냐(How much does it cost to rent a golf cart?)"고 물었다. 골프장 직원이 자존심이 상했는지(?) 무뚝뚝하게 일단 3파운드를 맡겨 놓고 라운드가 끝나면 1파운드는 되찾아가라고 했다. 영국인들은 골프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커 반드시 영국식 표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코스를 돌며 허기진 골퍼들의 배를 채워주고 목을 축여주는 음식물을 싣고 다니는 이동 카트를 미국인들은 '스낵카트(snack cart)'라고 하는데 영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에는 캐디만 골프백을 싣고 다닐 수 있는 '캐디 카트(caddie cart)'가 등장해 게임의 스피드화를 실현하고 있다. 카트의 종류를 막론하고 잔디 보호를 위해 지정된 카트 패스(cart path)나 오프 카트(off-cart) 지역으로 다녀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90도 카트 룰(90 degrees rule)'도 마찬가지다. 잔디 손상과 난폭 운전을 막기 위해 골프장들이 만든 규칙이다. 공이 있는 페어웨이로 진입할 때 90도로 출입한다는 내용이다. 한국 골퍼들이 가끔 전동카트를 몰고 그린 바로 앞까지 들어가는 무례로 골프장 직원을 당황시키는 경우를 종종 본다. 풀카트로 그린을 가로지르는 무지한 골퍼를 본 적도 있다. 미국에서는 장애인 증명서를 갖고 가면 카트에 붉은 깃발을 달아줘 어디든지 다닐 수 있다.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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