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대형주를 버리고 중소형 내수주로 갈아탔다'사상최대 순매수 행진으로 지수 상승을 이끌어왔던 외국인이 쇼핑리스트를 바꿨다. 수출 중심의 대형주에서 내수 중심의 중소형주로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주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마지막주 외국인 최대 매수 종목에 내수 중소형주가 다수 이름을 올렸다.외국인은 SK텔레콤을 1767억원 어치 매수하며 삼성전자에 이어 가장 많이 사들였다. 또 KT도 266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호텔신라를 504억원 순매수했고, 신세계와 롯데쇼핑도 각각 150억원 가량 매수했다.특히 신한지주와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와 오리온 등 음식료 업체, 한샘 등 주방·가구업체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외국인이 순매수를 시작한 8월23일 당시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 네이버, 현대차, 기아차, SK텔레콤,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등이 이름을 올렸었다.순매수 행진 시작 첫 주(8월 23~29일)와 최근 한 주간(10월 28일~11월 1일)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 7개 종목이 교체된 셈.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수출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지만 최근 수출에 영향을 덜 받는 중·소형주와 내수주 중심으로 투자 종목을 바꾸고 있는 모습이다.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주간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수했던 업종은 운송, 생활용품, 소프트웨어, 내구 소비재, 유틸리티 5개 업종"이라며 "하드웨어, 디스플레이, 조선 등 7개 업종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동시에 이뤄졌다"고 분석했다.이처럼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변화가 생긴 원인은 수출 대형주들이 그간 외국인의 대규모 매집으로 가격이 많이 올라 투자매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환율 하락으로 수출 기업 수익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탓이다.그러나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단기간 자금을 빼내는 엑소더스 현상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급격하게 절상된 원화 가치와 국내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 하향조정 흐름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의 매수 속도를 조절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연말까지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은 일간 단위로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며 현재 누적규모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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