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환경부는 31일 '환경영향평가 정보지원시스템'을 개선해 환경영향평가 공공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국민들과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구축된 자료를 디지털화해 일반 국민들 누구나 인터넷과 모바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앞뒤가 전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이다. 현 환경영향평가서는 총체적인 부실 덩어리라는 분석이 있었다. 올해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건설공사를 진행하는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어 자회사에 맡기는 등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평가서'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여기에 다른 지역에서 진행했던 평가서를 그대로 가지고 와 문구만 수정한 채 베끼거나 현장은 나가보지도 않은 채 머리로만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서도 수두룩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제출된 평가서를 환경부 담당자들이 현장은 가보지도 않은 채 책상물림으로 서류만 검토한 뒤 처리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올해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한진중공업홀딩스는 건설과 조선, 에너지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업체인데 이 업체가 한국종합기술이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며 "이 자회사를 통해 자신들이 벌이는 건설 분야의 환경영향 평가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모회사는 건설하고 자회사는 환경을 평가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환경영향평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평가이다. 이 의원은 "자회사를 설립해 이를 통해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있어 객관성 부분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이번에 구축되는 환경영향평가 정보지원시스템(//eiass.go.kr)은 대규모 개발에 따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해 운영 중인 환경영향평가제도 관련 정보를 디지털화 해 보다 많은 사람이 손쉽게 환경영향평가 정보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평가에 필요한 ▲환경·산림·토지 등 77종의 각종 지리정보 ▲국토환경성평가지도 ▲생태자연도 ▲토지피복지도 등 환경주제도 ▲백두대간 관련 자료가 사업대상 지역에 동시에 표출되도록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환경영향평가 관련 정보를 대부분 공개할 예정이고 환경영향평가서는 현재 900건에서 3100건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그동안 비공개였던 사전환경성검토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등 2만여건이 공개돼 전체 자료의 60% 정도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속적이고 실시간으로 환경영향평가정보를 적극 개방하고 공유함으로써 주민과 소통하는 환경행정3.0의 수요자 중심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금의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제도가 개선되지 않고 기존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번에 공개되는 정보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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