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사진=정재훈 기자]
한국시리즈 1, 2차전의 승자는 두산이었다. 적지인 대구에서 체력적 어려움에도 2승을 챙겼다. 어떤 전문가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두산은 충분히 좋은 경기를 했다. 투타 모두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을 발휘했다. 화목한 더그아웃 분위기를 유지, 기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은 하나 더 있다. 삼성의 부진이다. 정규리그 1위 팀은 무기력했다. 두 경기 22회 동안 3득점에 머물렀다. 더구나 적시타로 얻은 점수는 1점이었다. 나머지 2점은 박석민의 솔로 홈런과 이지영의 2루수 앞 땅볼로 얻었다.삼성은 2000년대 들어 우승컵을 가장 많이 들어 올린 구단이다. 약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선동열 감독 재임 당시 막강한 마운드를 자랑했으나 득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은 ‘지키는 야구’라고 일컬었다. 류중일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타격 강화에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희생번트 횟수를 크게 줄였고,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 라이언 가코를 영입했다. ‘국민타자’ 이승엽도 불러들였지만, 타선은 매서운 타격을 뽐내지 못했다. 물론 그들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뒀다.올 시즌도 타격과 득점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우려는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현실로 드러났다. 홈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벼랑 끝에 몰렸다. 문제는 무엇일까.첫 번째는 망설임이다. 타석에서 고민이 많았다. 공 하나하나에 대응 방법이 계속 바뀌었다. 확신을 가지고 배트를 휘둘러도 0.300 타율을 이루기 어려운 것이 타격이다. 조금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었다.
이승엽[사진=정재훈 기자]
두 번째는 몸 쪽 공에 대한 미흡한 대처다. 이전과 다음 타석의 자세가 다르지 않았다. 상대가 몸 쪽 공에 대한 비중을 높이면 이를 노려 치거나 스탠스 조정 등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 삼성은 그렇지 못했다. 이 때문에 두산 포수 최재훈은 비교적 편안하게 볼을 배합했다.변화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즌 중 스윙이나 폼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스탠스 이동, 노림수, 밀고 당겨치기 등 상황에 맞는 타격은 다르다. 다음 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투수의 제구가 어떤지에 따른 신속한 대처가 삼성에게 부족했단 말이다.타격은 무척 어려운 기술이다.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야 하지만 너무 강하면 실패하고 만다. ‘내가 해결하겠다’란 마음도 중요하지만 다음 타자에게 연결하는 지혜도 함께 요구된단 이야기다.타격 부진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서 멀어진 삼성. 현재 중요한 건 타격훈련이 아니다. 이론적인 해설과 비디오 분석을 통한 문제점 파악이다. 승리를 향한 열정만으로 타격은 절대 향상되지 않는다. 스스로를 먼저 되돌아볼 때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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