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진에어 전무 '한국에 진정한 LCC는 없다'

조현민 진에어 전무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 3달러를 꺼내 커피를 샀다. 환전 후 처음으로 쓰는 돈이다. 하지만 승무원이 물을 너무 많이 부었다. 맹탕 커피를 맛 본 승객에게 쓰디쓴 후회만 남는다. #2. 승객이 미화 5달러를 주고 비빔밥을 주문했다. 한화로는 5000원이지만 달러밖에 없었다.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거스름돈을 달라고 해야 할지 고민이다. #3. 인터넷으로 미리 주문한 음식이 다른 승객에게 전달됐다. 아무리 항공권이 저렴하다고 하지만 엄청난 실망감이 찾아온다.조양호 회장의 막내딸 조현민 진에어 마케팅 담당 전무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2박5일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및 동남아시아 LCC를 직접 체험한 후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 전무는 제주항공, 스프링에어웨이즈, 에어아시아엑스, 에어아시아, 스쿠트항공, 타이거항공, 젯스타항공, 피치항공, 티웨이항공 등 9개 LCC에 직접 탑승, 다양한 체험을 했다.그는 서울에서 홍콩으로, 다시 상하이(중국),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타이페이(대만), 오사카(일본), 후쿠오카(일본)를 거쳐 지난 18일 서울로 돌아왔다. 5개국, 6개 도시, 7개 도착지를 5일 안에 돌다 보니 이틀은 기내 수면을 청했다.조 전무는 예약부터 탑승까지 이번 출장의 모든 준비를 혼자서 진행했다.그는 "여행을 파는 사람이 직접 예약도 해보지 않고 소비자를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출장을 준비했다"고 말했다.'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를 문자 그대로 실천한 셈이다. 이 같은 수고는 진에어의 진화와 맞닿아 있다.조 전무는 "한국에 진정한 의미의 LCC는 없다"며 "(이번 탐방으로) 한국에도 진정한 LCC(외국형 LCC)를 도입할 여건이 돼 있는지에 대한 많은 공부가 됐다"고 평가했다.진에어 등 국내 LCC들은 대형항공사 항공요금의 최소 50% 수준에 항공권 가격이 책정한 뒤 대형 항공사와 비슷한 서비스를 펼친다.반면 외국의 거의 모든 LCC들은 최대한 항공권 가격을 낮춘 대신, 대부분의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한다.조 전무는 "돈을 내면 대한항공만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항공사를 생각해봤다"고 했다. 다만 외국형LCC 시스템 도입시 어떻게 서비스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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