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회복으로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경제의 핵심인 가족 경영 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적게는 100여년에서 많게는 1000년 이상 운영해 온 가족기업들을 빼놓고서는 유럽의 경제 성장을 논의하기 어렵다. 세계 최대 재벌인 영국 금융기업 로스차일드에서부터 프랑스 명품기업 에르메스, 벨기에 맥주회사 인베브, 이탈리아 종 제조업체 마리넬리에 이르기까지 내로라하는 유럽 기업들의 상당수는 가족기업들이다. 이들은 유서 깊은 전통과 끈끈한 가족애를 바탕으로 수 백 년 동안 회사의 브랜드가치와 기업정신을 지켜오고 있다.유럽 가족기업협회(EFB)에 따르면 가족 기업들은 유럽 기업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이들이 창출하는 고용은 유럽 총 고용의 절반에 해당된다. 가족기업들 만들어내는 경제효과는 연간 1조유로(약 1450조원) 이상으로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9%를 차지하고 있다.이들 기업 역시 유럽을 강타한 재정위기의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남유럽을 중심으로 부채위기가 심화되자 일부 기업들은 실적부진과 유동성 악화 등으로 고전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연간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하거나 배당금 지급 연기, 고용축소, 비용 절감 등의 대응책 마련에 고심해왔다.그러나 최근 들어 유럽 경기지표가 좋아지고 있고 지역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이들 기업 역시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 주식시장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범유럽 Stoxx 600 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9.72% 상승했다. 유로화 가치는 달러대비 5.7% 올라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가족기업의 핵심 경영진들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도 꾸준히 기업 보유 주식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해왔다.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장기적 비전을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해온 가족기업들의 경영전략의 일환이다. 이와 같은 노력이 유럽의 경기회복과 맞물리면서 핵심 경영진들의 부(副)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최근 1년간 유럽 백만장자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가족기업 경영진들은 독일과 프랑스, 스위스 등지의 경영인 20여명이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적인 크리스털 액세서리 기업인 오스트리아 스와로브스키의 여성 상속인 마리나 지오리-스와로브스키와 영국 대형 중장비기업 JCB의 창업자 앤써니 뱀포드의 막내 아들 마크 뱀포드, 그리고 국제적 식품성분 분석기관인 프랑스 유로핀스 사이언티픽의 질 마틴 최고경영자(CEO) 등이 이에 해당된다.이와 함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 가문과 스위스 의약품 개발업체 로슈를 소유한 호프만-외리 가문의 경영진 역시 새로운 백만장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스웨덴 우메아 대학의 고란 그로스코프 법학과 교수는 "유럽 가족기업들이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다는 것은 유럽 경제에 희소식"이라며 "이들은 유럽이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