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서민경제’, 가스·전기료 못 낸 가정 크게 늘어

미국발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위기…가계와 기업 줄도산으로 전기료 1033억원, 가스료 1032억원 못 내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서민경제의 바로미터인 전기와 도시가스요금 체납이 크게 늘고 있다. 전기료는 올 들어 8개월 만에 지난해 1년간 체납건수와 체납액 기록을 바꿨고 가스요금 체납도 4년째 계속 늘고 있다.10일 박완주 의원(민주당·충남 천안을)이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도시가스협회로부터 받은 ‘2008~2012년 체납현황’에 따르면 최근 4년째 전기와 가스요금 체납이 동시에 급증하고 있다. 전기와 가스는 2개월 이상 연체하면 체납으로 분류된다. 체납은 지난해 말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수준을 뛰어넘었는데 올해는 기업도산으로 증가 폭이 더 커졌다.2008년 금융위기 때 전국에서 66만건에 476억원이 체납된 전기료는 2009년 45만건(466억원), 2010년 50만건(602억원), 2011년 57만건(566억원), 2012년 63만건(674억원)으로 늘었다.특히 올 들어 가계와 기업도산이 줄을 이으면서 8월 말 현재 체납건수가 664건에 체납액이 1033억원에 이르러 지난해 1년간 전체 체납액보다도 53.3%나 많아졌다.체납은 주택용에서 심각하게 늘어났다. 2008년 49만건(97억원)에서 2009년 35만건(83억원)으로 진정됐다가 2010년 39만건(126억원), 2011년 42만건(115억원), 2012년 52만건(147억원), 2013년 8월 현재 51만건(143억원)을 기록 중이다.지역별 체납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보다 나머지 비수도권이 월등이 높아 지방경기가 더 어려웠음을 반증했다. 2012년 수도권 체납은 27만건(43%) 258억원(38%)인 데 반해 비수도권은 36만건(57%), 416억원(62%)으로 체납건수와 체납액에서 각각 14% 포인트와 24% 포인트씩 높았다.미국발 금융위기보다 지난 8월 말 현재 전기료 체납액이 월등히 높아진 지역은 인천(39억원→83억원), 경기북부(34억원→71억원), 경기 남부(62억원→118억원), 강원(20억원→26억원), 충북(21억원→34억원), 대전 충남(52억원→89억원), 전북(32억원→53억원), 광주 전남(42억원→280억원), 대구 경북(46억원→113억원), 부산(50억원→66억원), 경남(20억원→41억원) 등이다. 대구 경북은 웅진실리콘 회생절차(43억원), 광주 전남은 한국실리콘의 법정관리개시(220억원)가 체납액을 크게 늘렸다.가스요금 체납도 2008년 1271억원으로 정점을 보인 후 2009년 580억원으로 안정되는 듯했으나 2010년 906억원, 2011년 988억원, 2012년 1032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는 금융위기 때처럼 이를 것으로 가스업계는 내다봤다.박 의원은 “전기와 가스요금 체납은 서민생활이 팍팍해졌다는 것을 뜻하고 최근 누구나 체감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수준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며 “동절기를 앞두고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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