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퇴사 美 임원 '애플식 전략에 흥미 잃었다'

'글로벌 단일 모델 전략 변경으로 이통사 상대 업무 축소…STA 법인장 교체도 이유'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출신의 삼성전자 핵심 임원이 퇴사하면서 '애플식 모델'로 불리는 글로벌 단일 제품 전략을 퇴사 배경으로 밝혀 주목된다.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케빈 패킹엄 삼성전자 북미통신법인(STA) 최고제품책임자(CPO)는 퇴사 후 인터뷰에서 "내가 좋아했던 일은 (이통사별로) 특화된 기기를 만들고 매일 밖으로 나가 이통사 고객들과 대화하는 것"이라며 "삼성이 글로벌 제품에 집중할수록 좋아하는 일을 점점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패킹엄이 지난 2011년 9월 입사했을 당시 삼성전자는 미국 4대 이통사에 같은 제품을 각각 다른 사양, 이름으로 공급했다. 패킹엄의 업무는 이통사별로 특화된 모델을 기획하는 일이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3를 시작으로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이통사에 같은 사양, 이름의 제품을 공급하는 애플식 모델을 채택하면서 패킹엄의 업무도 축소되고 퇴사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삼성전자는 지역별, 이통사별 특화 제품 공급에서 단일 제품으로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애플의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올 초에는 한국·중국·일본 상품기획그룹과 북미 상품기획그룹을 폐쇄하고 글로벌 상품기획그룹 하나로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갤럭시 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이통사별로 개별 모델을 공급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판단에서다. 제품 개발과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패킹엄은 또 7월 STA 법인장이 손대일 부사장에서 이종석 부사장으로 교체된 것도 퇴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7년간 STA 법인장으로 근무한 손 부사장과는 인연이 깊지만 이 부사장과는 어떤 관계도 없었고 새로운 리더, 팀과 일하는 게 내키지도 않았다는 설명이다.패킹엄은 2000~2010년 스프린트에서 근무하며 수석부사장을 지냈고, 이후 삼성전자 입사 전까지 아메리카링크텔레콤 사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와이맥스 휴대폰을 미국에 도입하는 등 획기적인 상품 개발로 명성을 얻었다. 삼성전자도 패킹엄 영입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등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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