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법경찰과, 약사 12명, 무자격 판매자 7명 등 형사입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약국을 차려 놓고 비아그라ㆍ치질약 등 가짜 의약품을 팔아 온 약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서울시 특법사법경찰과는 최근 약국 내에서 버젓이 가짜 약을 판매해 온 약사 12명과 약사 부인 등 면허가 없이 약을 팔아온 무자격 종사자 7명을 형사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특사경은 서울 시내 일부 약국에서 전문 약사들이 가짜 의약품 등을 판매한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4월부터 주요 의심 업소를 중심으로 탐문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적발했다.이번에 입건된 이들은 유죄가 확정될 경우 앞으로 약사법규정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되며, 이와 별도로 행정처분으로 자격정지 또는 업무정지를 당하게 된다. 현장에서 발견된 가짜 의약품 또는 사용 기한이 지난 의약품 32개 품목 1517정은 전량 압수됐다. 단속 결과 이들 중 4개 약국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정식 의약품인 것처럼 판매했다. 약사 부인 등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가 의약품을 판매한 곳도 7개소였다. 유통기한이 경과한 의약품을 조제 판매(3개소)하거나, 의사 처방전 없이 전문의약품을 판매(3개소)한 곳도 있었다.일부 약국에서는 조제기록부를 5년간 의무 보관해야 하지만 고의로 기록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단속을 피해왔고, 가짜 의약품을 한 알씩 미리 조제ㆍ포장해 정상 의약품인 것처럼 불법 판매하기도 했다.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A약국의 B약사(65)는 지난 1997년부터 2005년, 2007년 세 차례나 약사법 및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가짜 의약품ㆍ사용 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상습적으로 판매하다 이번에 또 적발되기도 했다. B약사는 가짜 의약품인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 등의 경우 자신의 옷(조끼, 자켓, 양복상의) 안주머니 속 이곳 저곳에 은밀하게 숨겨서 판매하며 단속을 피하는가 하면, 정상의약품인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 판매하기위해 압축포장기를 이용해 한 알씩 압축ㆍ포장하는 등 교묘한 수법을 썼다. A약국이 이렇게 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한 금액만 월평균 약 400만원에 이르고 연 매출액도 약 2억원이나 됐다. B약사는 의사가 처방한 국내 유명 전문의약품을 쓰지 않고 본인이 비정상적으로 거래해 구매한 출처 불명의 유사의약품을 고지혈증 치료제로 대체 조제하기도 했다.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을 잠금장치가 있는 장소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함에도 아무 곳에나 진열해 두다 적발되기도 했다. A약국 외에 가짜 의약품을 팔다 적발된 3개 약국의 경우 보따리 행상으로부터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 시알리스 등을 1정당 3000원에 구입해 최고 2만원에 되팔아 오다 적발됐다. 이들이 팔아 온 약은 감정 결과 정상 성분이 아닌 다른 성분이 검출돼 심혈관ㆍ저혈당 등 특이질환자가 복용했을 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금천구 시흥동에 소재한 C약국 D약사(47)는 사람의 체질이나 질병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미리 조제^포장해 만들어 놓은 과립 형태의 한약을 마치 치질 특효약인 것 처럼 팔다가 적발됐다.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E약국 등 7곳은 약사 부인이나 의약품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혀 없는 저렴한 인력을 고용, 약사면허가 없는 무자격자가 의약품을 판매하다 이번에 적발됐다. 특히 E약국의 약사 부인 F(75)씨는 가짜 의약품과 피부질환치료제를 의사 처방전 없이 임의로 불법 판매했다. 최규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시민들이 믿고 찾는 약사가 가짜 의약품을 파는 행위는 시민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앞으로도 이를 지속적이고, 철저하게 수사해 적발 시 강력히 처벌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민들 스스로도 전문의약품 구매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을 발급받아 의약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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