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인원 기자]새누리당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관련해 입법 예고를 앞두고 있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제동을 걸었다. 여당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공정거래위원회는 시행령 개정 초안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자산 5조원 이상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는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기업으로 정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이러한 공정위의 시행령을 기정사실화해서는 안 된다며 다시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새누리당과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오전 당정협의를 열고 공정거래법 시행령, 신규순환출자 금지, 포털 불공정 거래관행 등을 논의했다. 당정협의의 분위기는 곧 험악해졌다. 새누리당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시행령에 대한 협의도 안 끝났는데 언론에 보도돼서 기정사실화되게 하느냐"면서 공정위를 다그쳤기 때문이다. 정무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민식 의원은 "시행령 절차에 대한 이의 제기가 많았다"면서 "앞으로 입법예고 기간 등 여러 가지 일정이 남아있는데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공정위 안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는 부분에 대해서 공정위 측과 의원들이 이해했다"고 밝혔다.김용태 의원도 "일감몰아주기 시행령 관련해서 협의가 된 후에 입법예고할 것"이라면서 여당 정무위 의원들끼리 안을 모아보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달 내로 다시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총수 일가 지분율 하한선을 상장사 40% 이상, 비상장사 3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시행령을 완화할 것인지 주목된다. 하지만 시행령을 완화할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관련한 당초 입법 취지가 후퇴해 야당의 반발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재계는 50% 이상까지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계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재벌 계열사는 208개(공정위 시안 기준)에서 129개로 축소된다. 일감 몰아주기의 대표 사례인 현대글로비스, 에스케이씨앤씨(SKC&C), 삼성에버랜드 등도 모두 규제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김인원 기자 holeino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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