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2년, 상위 1% 소득 31.4% 증가같은 기간 하위 99%는 0.4% 증가에 그쳐심각한 소득 편중으로 빈부 격차 심화[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경기침체 후 회복기를 거치면서 미국 상위 1%의 부자들이 소득의 95%를 독식, 미국의 빈부 격차가 더욱 심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엠마뉴엘 사에즈 교수는 미국 부자들의 소득 변화 추이를 연구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2007년 12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이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들의 소득은 2007~2009년 침체기간 동안 36.3% 줄었다. 같은 기간 나머지 99%의 소득은 11.6% 감소했다.하지만 2009년 6월 침체가 끝난 후 경기회복이 진행되면서 상위 1%와 나머지 99%의 소득 증가율은 심각한 불균형을 보였다. 2009~2012년 사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미국 가계의 소득은 평균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위 1%의 소득이 31.4%나 급증한 반면 나머지 99%의 소득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부자들은 빠르게 그 혜택을 누린 반면 저소득 계층은 아직 경기회복을 사실상 체감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지난해만 따져도 경우 상위 1%의 소득은 20% 가까이 증가한 반면 나머지 99%의 소득은 1%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불균형은 회복기 소득의 95%가 상위 1%에 집중된 직접적 원인이 됐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여전히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 하는 상황인 셈이다. 1% 부자들의 경우 주가 상승에 따른 소득 증가 효과가 컸던데다 부유세를 피한 효과를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또 이 같은 소득 집중화는 과거에 비해 훨씬 더 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1990년대 경기 확장기에는 상위 1%가 소득의 45%를 가져갔고 2001년 침체 이후에는 65%의 소득을 취했지만 지금은 하위계층으로 소득이 거의 분배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빈부 격차는 지난 30년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최저임금제의 도입 등으로 미국의 빈부 격차는 감소세를 보였으나 1973년 상위 1%의 소득 비중이 7.7%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1980년대 초반부터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지난해 상위 1%는 미국 전체 소득의 19% 이상을 가져갔고 이는 1928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상위 10%로 확대할 경우 전체 소득의 절반이 넘는 50.5%가 집중됐고 이는 1917년 기록이 집계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처럼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는 이유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아시아의 값싼 노동력이 늘고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 저소득층이 담당했던 반복적인 업무를 기계가 대신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고용주가 피고용인들에 지급하는 대가, 즉 고용주의 비용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기업들의 이익 수준은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낮고 실업률은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노조의 힘도 약해졌다. 1983년 미국 노동자의 노동조합 가입 비율은 23.3%였지만 지난해에는 12.5%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에서 상위 1% 부자의 기준은 세전 소득이 39만4000달러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5%는 16만1000달러 이상, 상위 10%는 11만4000달러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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