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미국 유명 락 밴드 그린데이(Green Day)의 음악으로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American Idiot)’ 오리지널 팀이 지난 5일 한국 관객을 찾았다.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은 브로드웨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출가 마이클 메이어(Michael Mayer)와 그린데이의 리드싱어 빌리 조 암스트롱(Billie Joe Armstrong)의 공동각본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록 앨범상’ 수상 앨범인 그린데이의 ‘아메리칸 이디엇’의 본래 주제와 서사 구조를 확장해 록오페라의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뮤지컬은 2010년 처음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그 후 미국에서도 차별성 있는 뮤지컬로 인정받으며 총 51만723명의 관객을 동원, 열광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 만큼 한국 관객에게도 신선함을 던져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내용은 암울한 교외 지역에 살던 세 청년 터니, 조니, 윌이 변화를 꿈꾸며 도시에 가 새로운 삶을 시작한 후 겪는 쾌락과 좌절, 희망 등을 담고 있다. 세 청년은 함께 도시로의 출발을 꿈꾸지만 윌은 출발 직전 여자친구의 임신 사실을 알고 떠나지 못하며 터니는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적응하지 못한 채 군대에 자원 입대한다. 결국 혼자 도시를 떠돌던 조니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지만 마약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결국 파멸로 치닫게 되고 그 동안 윌과 터니도 각자 삶의 굴곡을 겪는다. 그렇게 도시를 떠난 지 1년 만에 이들 셋은 재회하고 다시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다. 이 세 젊은이들의 삶은 9·11사태 이후 미국 젊은이들이 경험하는 불안한 현실과 정체성의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그린데이의 유명한 곡들인 ‘Holiday', '21 Guns',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등은 배우들과 관객들의 감정을 더욱 증폭시키며 더욱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한다. 그린데이의 음악과 배우들의 열연 및 안무 외에 또 다른 감상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독특한 무대 디자인과 무대 위에 설치된 스크린이다. 토니 어워드 수상자인 무대 디자이너 크리스틴 존스는 이번 무대를 펑크 록 클럽과 창고의 느낌에서 영감을 받아 무대 구성이 뮤지컬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갈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 설치된 총 40개의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이 영상들은 등장인물들의 감정 흐름과 함께 변화한다. 이는 아메리칸 이디엇이 다루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인 ‘미디어에 영향 받는 사회의 모습’을 잘 드러내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린데이의 명곡들과 화려한 무대와 조명, 에너지 넘치는 배우들의 안무가 하모니를 이루는 이번 작품은 '그린데이의 팬'이라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락 장르에 흥미가 없는 관객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이며 몇몇 장면들은 선정적이거나 파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이달 22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진행된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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