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 공청회, 2017 수능 '문·이과 분리·통합'에 의견 엇갈려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교육 현장의 교사들과 교육계 인사들은 지난달 27일 발표된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선 방안인 ‘문·이과 분리안·일부 융합안·완전 융합안'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나타냈다.교육부와 대입제도 발전방안 연구위원회는 2일 서울교육대학교 종합문화관에서 공청회를 개최해 최근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에 대한 교육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특히 이날 2017학년도 수능 체제 개선 방안의 총 3가지 안인 ▲제1안 ‘문·이과 구분안(현행 골격 유지안)’ ▲제2안 ‘문·이과 일부 융합안’ ▲제3안 ‘문·이과 완전 융합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송현섭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는 이날 열린 지정 토론회에서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선생님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달했다. 송 장학사는 진학지도지원단 선생님들의 50%가 2017학년도 수능체제 개선 방안의 총 3가지 안 중 1안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 과정의 개정을 통한 점진적 융합형 수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하나 현장에서의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많고 문·이과가 융합형은 사교육시장을 확대하고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을 높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제1안으로 시행하고 적절한 시기에 융합적 수능으로 가자”는 의견을 밝혔다.이어 이용준 용산고등학교 교사는 3가지 안에 앞서 탐구과목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재 사회탐구 영역에서 9과목, 과학탐구 영역 8과목, 직업탐구 영역 10과목 중 수능에서는 2과목만 응시하도록 되어있어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과 그렇지 않은 과목의 수업 분위기의 차이가 크다”며 “탐구영역에서 수능에 반영하는 과목 수를 늘려야 한다”고 밝혀 2안에 무게를 뒀다. 그는 문·이과 완전 융합안의 경우 이는 교차지원을 가능하게 해 일부 특목고에서 설립취지와 반하는 입시 파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융·복합 시대 학생들의 진로 측면을 고려하면 문·이과로 계열을 나누지 않은 것이 이상적이므로 제3안의 문·이과 완전 융합안이 수능 체제로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과정개편을 다시 시도하는 것인 만큼 학생들의 학업부당 증가 우려 등에 대한 대안 제시 등 현장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현 전교조 정책실장은 문·이과 통합안에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수능 과목이 늘어나면 학습 부담이 늘 수 있는데다 현재 고교 수학의 난이도와 학습량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이를 대폭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영어, 수학, 국어의 점수 비중을 줄이고 사회와 과학 과목의 비중을 높여 균형 있는 학습을 유도해야한다”고 주장했다.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연대 상임대표는 “융합적 사고를 지닌 인재는 단순히 문과와 이과를 통합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과와 이과 교육과정을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것보다 교사들의 융합적 교수 능력을 배양하고, 융합적 사고력을 키워낼 수 있는 교과목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밝혀 문·이과 통합안에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현행 골격을 유지하는 방안인 1안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해서는 안된다”며 그 이유로 “1안은 고등학교 이과 학생의 과도한 수학 부담을 전혀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 이과수학은 2~3학년에 걸쳐 4학기 동안 수학1, 수학2, 적분과통계, 기하와벡터 4과목을 배워야 하는 데 이는 학생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기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정창우 서울대 교수는 제1안이 가장 적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우리 교육에 대한 급진적인 변혁을 시도하기 보다 점진적인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융.복합적 인재가 교육적 인간상에 부합하는지, 그런 바람직한 인간상의 실현을 위해 우리 교육을 변화시켜야 한다면 어떤 제도 개선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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