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세포 신호전달의 최종단계 메커니즘 밝혀졌다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국내 연구진과 노벨상 수상자가 시냅스 소낭에서 신경세포 간 신경전달 물질을 분비하는 과정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수립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전달물질 분비신호 세기의 변화인 단기시냅스 가소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향후 뇌신경회로 분석과 뇌에서의 정보처리 방식에 대한 이해를 넓혀 뉴로컴퓨팅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석호, 호원경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독일막스플랑크연구소 에르빈 네어 교수(199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2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신경세포가 흥분하면 세포막의 이온통로가 열리면서 칼슘이온이 세포 안으로 유입되는데, 이 칼슘이온이 다음 신경세포를 자극하기 위한 시냅스소낭 안의 신경전달물질 분비의 스위치가 된다. 연구팀은 시냅스소낭들이 이온통로와의 거리를 좁히는 과정과 칼슘민감도를 높이는 과정이 별개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미 신경세포 사이 신호 전달을 위해 이온통로 근처에서 칼슘이온에 빠르게 반응하는 '준비된 즉각 분비 시냅스소낭(RRPㆍreadily releasible pool)'이 쉽게 고갈돼 이온통로에서 멀리 있던 시냅스소낭들이 이온통로 가까이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예비군 시냅스소낭을 RRP로 만들기 위한 준비과정인 '이온통로와의 거리 좁히기'와 칼슘이온에 대한 반응속도 간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멀리 있던 시냅스소낭들이 평균 0.06초 이내의 빠른 속도로 이온통로 가까이로 이동한 후, 3.6초에 걸쳐 칼슘민감도를 서서히 높이면서 즉각 분비를 위한 준비를 통해 RRP로 바뀜을 밝혀냈다. 이 교수는 "신경전달에 관여하는 시냅스소낭 분비에 대한 표준모델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단기시냅스 가소성 연구와 응용분야인 뉴로컴퓨팅 연구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시냅스(synapse) : 두 신경세포 간 신호전달이 일어나는 연결부위. 시냅스전세포에 전기적 흥분이 도달하면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물질이 시냅스후세포의 이온통로를 열어 시냅스후세포에도 전기적 신호를 발생시킨다.**시냅스소낭(synaptic vesicle) : 신경전달물질을 담고 있는 0.04㎛ 크기의 작은 주머니로 시냅스전말단에 존재하며, 전기적 흥분이 도달하면 이온통로로 이동해 가지고 있는 물질을 세포막 밖으로 분비한다.***단기시냅스 가소성 : 시냅스연결 강도의 변화를 뜻하는 것으로 전기적 흥분이 계속해서 도달할 때, 신경전달물질 분비 신호 크기가 점점 약화되거나 강화되는 현상.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