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람만 허용, 사본제작·자료제출 불허…원본손상 우려 대통령기록관이 복제본 제공토록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참여정부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인 '이지원(e-知園)'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13일 조병현 서울고등법원장은 대통령지정기록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원본 손상 우려 등을 감안해 대통령기록관장으로 하여금 원본을 복제한 뒤 이를 검찰이 열람할 수 있도록 제공케 했다. 법원은 그러나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은 허용하지 않았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존재 여부가 불투명한 현 단계에서 열람만으로도 검찰 수사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거나 외교관계 및 국민경제 안정을 심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열람·사본제작·자료제출이 허용되지 않도록 보호기간을 정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정할 수 있다. 다만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지정기록물을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할 경우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열람 등이 허용된다. 법원은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더라도 보호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경우 영장을 발부해선 안 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광수)는 이날 오후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에 각각 대통령지정기록물과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대통령기록물의 경우 대통령지정기록물과 달리 설령 비공개 기록물이라 하더라도 공공기관의 직무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제한적으로 열람할 수 있다. 검찰은 통상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확보해야할 자료가 있는 경우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이를 건네받는 형식을 취한다. 검찰은 대통령기록관이 제공한 사본이 원본과 동일성을 지닐 수 있는 지 확인한 뒤 본격적인 열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지원 시스템 재구동 등을 통해 문제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존재하는지, 없다면 삭제·폐기 여부 등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이를 위해 검찰은 그간 시스템 구축 및 운용에 관여한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이지원, 청와대 비서실 기록관리 시스템(RMS), 대통령기록물 관리시스템(PAMS·팜스), 국가기록원 내 기록물 열람 시스템 등에 대한 사전 조사 작업을 벌여왔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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