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선물 외인 탈출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외국인이 채권 금리 상승을 내다보고 국채선물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누적 순매수 포지션이 1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외국인의 3년물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는 -1만 367계약에 달했다. 외국인 누적순매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지난해 초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종료 후 3차 양적완화 실시 여부가 불확실하고, 유럽 경제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시각이 대두하자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1~3월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대거 순매도했고, 누적순매수 포지션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와 올초 채권 금리가 떨어지며 역사적 채권 강세장이 나타나자 외국인은 다시 국채선물을 대거 바구니에 담았다. 올 들어 한때 17만계약까지 치솟았던 누적순매수 포지션은 5월께부터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금주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은 지난 2일 1만2315계약을 순매도하는 등 총1만3932계약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최근 국채선물을 매도하는 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 양적완화가 가장 큰 배경이다. 지난 5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출구전략을 시사했고 6월에는 소위 버냉키 쇼크가 터졌다. 아직 구체적 계획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올 연말께는 출구전략이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하리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유럽 경기 역시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채권에는 악재다. 다만, 외국인은 선물과 달리 현물 시장에서는 급격히 순매도로 돌아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현물은 금리보다는 환율 영향을 더 크게 받는데,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말 1160원대까지 올랐던 환율은 이후 7일 현재 1118.70원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가 좋아지는 쪽으로 나아가며 외국인 선물 매도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현물은 우리나라 환율이 신흥국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강세인 만큼 순투자 기조가 이어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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