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자 간 실무회담이 다시 열린다. 정부가 어제 공단 입주업체에 경협보험금 지급을 결정한 직후 북한은 실무회담을 14일 열자고 제의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마지막 회담'을 제안한 지 열흘 만에 호응해 온 것이다. 정부는 즉각 이를 수용했다. 공단 정상화의 불씨를 되살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회담 재개는 반가운 일이다. 북한의 태도에 변화의 기미가 보이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북한은 담화문에서 공단 잠정중단 조치 해제, 남측 기업 출입 허용, 북측 근로자 정상 출근 보장, 남측 인원의 신변 안전 및 재산 보호 등을 제안했다. 지난 4월 일방적으로 취했던 통행제한 및 근로자 철수 조치를 스스로 철회한 것이다. 재발 방지에 대해서도 진전된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북과 남은 공업지구 중단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정상운영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했다. 사태의 책임을 남북 공동으로 돌린 것은 여전했지만 종전에 주장했던 '(정상운영에) 저해되는 일을 일체 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을 뺐다. 하지만 회담 결과를 낙관하긴 아직 이르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압박에 잠시 자세를 낮춘 것일 뿐 질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 북한의 회담 제의가 경협보험금 지급 발표 후 한 시간 만에 나온 게 그 방증이라는 것이다. 보험금 지급은 공단 폐쇄를 염두에 둔 수순이다. 정부가 폐쇄를 불사하자 서둘러 대응 카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동시에 현재로서는 남북 간 대화를 이어갈 유일한 고리다. 공단이 문을 닫으면 남북 모두의 손해다. 공단을 되살리는 것은 물론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관건은 북한이 정치적, 군사적인 이유로 다시는 일방적인 중단 조치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진정성 있는 태도로 분명한 재발방지책을 제시해 우리 정부는 물론 국제 사회에 믿음을 주어야 한다. 정부도 남북관계 회복이라는 큰 틀에서 회담에 임하길 바란다. 원칙과 신뢰를 지키되 유연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인내심을 갖고 북한을 설득하길 기대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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