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뛰는데 국내만 걸음마…태블릿 가입자 첫 감소

보조금 경색·대화면 스마트폰에 밀려 이통 3사 가입자수 5월 첫 감소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국내 태블릿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 상태다. 올초 불어닥친 보조금 빙하기가 태블릿 시장까지 덮친데다 5인치 이상 대화면을 선호하는 소비 성향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태블릿 가입자수는 올해 4월 73만7188명에서 5월 73만2714명으로 줄었다. 이통 3사의 태블릿 가입자수는 지난 2011년 12월 기준 52만4470명에서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72만~73만명 수준에 머무르다가 5월달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글로벌 태블릿 시장은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태블릿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지난해 1억5500만대에서 올해 2억6000만대 이상으로 69%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태블릿 시장만 얼어붙은 셈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얼리 어답터나 실수요자 등 태블릿을 구입할 사람들은 이미 다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태블릿 시장 성장 규모가 예상에 크게 못미친다"고 말했다. 와이파이 모델 판매량은 늘어났지만 전체 시장 자체는 크게 확대되지 못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태블릿 시장에서는 이통사 모델보다 와이파이 모델이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면서도 "국내 태블릿 시장이 크지 않아 판매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태블릿 시장 규모가 확대되지 못하는 이유로는 올해초 보조금 시장 경색이 꼽힌다. 지난 3월 청와대까지 나서 과열 보조금을 경고하면서 보조금 경쟁이 한풀 꺾였고, 그 여파가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보조금 빙하기였던 5월 일평균 휴대폰 개통량은 약 6만5000대로 지난해 이통 시장이 과열됐을 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최근 보조금이 다시 살아나고 있긴 하지만 주로 스마트폰에 집중되면서 태블릿 시장은 여전히 가라앉아 있다. 5~6인치 대화면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은 것도 태블릿 구매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인기 품목인 삼성전자 갤럭시S4(5인치), LG전자 옵티머스 G 프로(5.5인치), 팬택 베가 아이언(5인치) 등은 모두 5~6인치 사이다. 삼성전자는 이달초 영국에서 출시한 6.3인치 갤럭시 메가의 국내 판매도 시작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5~6인치 대화면 위주로 형성돼 있어 7인치대 소형 태블릿 시장까지 흡수한 셈이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2년인 반면 태블릿 교체 주기는 상대적으로 길어 재구매율이 낮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 시장은 통신 네트워크가 발달해 언제 어디서든 PC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태블릿 수요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태블릿 시장은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태블릿 판매 증가를 위해서는 개인 시장보다 기업 시장을 공략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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